16일 오후 충북 청주시 청원구 내덕동 옛 연초제조창에서 열린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개막식 중 플라잉 퍼포먼스 그룹인 단디가 특별공연을 펼치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2015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16일 개막했다. 1999년 이후 9번째 열리는 비엔날레다. 이번 비엔날레에선 ‘재생’을 눈여겨볼 만하다.
우선 비엔날레가 열리는 곳이 옛 청주연초제조창이다. 1946년 11월 문을 연 청주연초제조창은 1999년 6월 문을 닫기까지 53년 동안 운영됐다. 한국 최대 규모의 담배공장(12만2000㎡)에선 노동자 2000~3000여명이 해마다 담배 100억개비를 생산했다. 공장이 멈춘 지 16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은은하게 담배 냄새가 난다. 예술인들은 이곳이 영국 테이트모던 미술관(옛 화력발전소),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장 아르세날레(옛 해군기지) 못지않은 예술 명소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문희창 비엔날레 조직위원회 부장은 “비엔날레 주전시장인 연초제조창 남관은 천장 높이가 6.5m, 바닥 면적이 9000㎡, 길이가 180m에 이르러 어떤 규모의 작품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높고 넓은데다, 거친 콘크리트 벽은 아름다운 예술작품과 절묘한 대조를 이뤄 예술가들이 최적의 전시공간이라는 평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빛바랜 비엔날레 전시장 외벽은 ‘재생 시디’로 메웠다. 시민들이 소망을 담은 재생 시디 30만8193장을 모았고, 비엔날레 조직위가 18만1247장을 수집했다. 세계기네스기록원은 15일 비엔날레 현장을 찾아 벽에 설치된 재생 시디 48만9440장을 확인했으며, 곧 기네스북에 등재할 참이다.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1932~2006)씨의 명작 <거북>도 만날 수 있다. <거북>은 청주 출신 재미 사업가 홍성은씨가 소장하고 있으며, 재미 설치예술가 라파엘 셜리 등이 직접 비엔날레를 찾아 166대의 화면으로 초대형 거북을 형상화했다.
테이프커팅으로 시작하는 여느 개막과 달리 조각보 170장(가로 42m, 세로 8.4m)을 잇는 ‘조각보 본딩’ 개막식도 눈길을 끌었다. 이 조각보에는 예술이 주는 감동에 대한 세계적인 작가 알랭 드 보통의 글을 새겼다. 알랭 드 보통은 이번 비엔날레의 ‘알랭 드 보통 특별전’ 예술감독으로 참여하고 있다.
‘확장과 공존’을 주제로 다음달 25일까지 40일 동안 이어지는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45개국 작가 2000여명의 작품 7500여점을 만날 수 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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