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롯데 만들기 운동본부’ 출범
4개 백화점·9개 마트 현지법인화
사회공헌센터 설립 등 촉구
4개 백화점·9개 마트 현지법인화
사회공헌센터 설립 등 촉구
부산의 시민·노동·소비자단체가 사실상 부산에 연고를 두고 있는 롯데그룹의 지역사회 기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불매운동에 나서는 조직을 만들었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부산을 바꾸는 시민의 힘 ‘민들레’, 부산여성단체연합, 부산녹색소비자연대,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부산와이엠시에이, 부산와이더블유시에이,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부산의 시민·노동·소비자단체 22곳은 17일 ‘좋은 롯데 만들기 부산운동본부’(부산운동본부)를 발족하고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서면점) 들머리 지하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롯데그룹이 14가지 요구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14가지 요구안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부산에 있는 4개 백화점(서면·남포동·센텀·동래점)과 9개 대형마트(롯데마트 화명·사상·사하·동래·반여·광복·금정·동부산점, 키즈마트 부산점)의 현지 법인화다. 이들 점포의 본사를 부산으로 옮겨 부산시에 더 많은 세금을 납부하라는 것이다.
또 부산운동본부는 부산을 위한 사회공헌센터를 만들고 부산의 정규직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일정과 사업장 및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라고 촉구했다. 2013년 완공할 계획이었으나 주거지로 용도를 변경해 달라고 해 건립이 늦어지고 있는 중구 광복동 부산롯데월드를 애초 계획대로 건립하거나 시민 활동 공간으로 내놓으라는 요구도 했다.
부산운동본부는 지역업체와의 상생 방안도 제시했다.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개점을 중단하고, 롯데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은 부산 제조·유통업체 상품 판매 비율을 매출액의 40%까지 늘리며, 백화점은 지역업체 입점 비율과 매출 비율을 각각 10%와 5%까지 확대하기 위해 우수 지역업체를 적극 발굴하고 육성하라는 것이다.
또 부산운동본부는 유통산업발전법의 의무휴업 대상에서 빠져 있는 백화점 4곳은 법률과 관계없이 자발적으로 1997년 이전까지 시행했던 매주 1차례 정기 휴점을 하고 연장 영업을 중단하며, 롯데면세점은 영업 시간을 현재 밤 9시에서 저녁 7시30분으로 1시간30분 당기고 정기 휴점할 것을 제안했다.
부산운동본부는 또 협력업체와 입점업체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매출목표 달성, 판촉활동 강요 등 부당행위를 중단하고 감정노동자 보호 방안을 마련하며, 노동시간과 노동강도에 견줘 동종업계보다 임금이 낮은 롯데그룹 노동자들의 생활임금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경남 창원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이날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역 상생을 롯데그룹에 요구하며, 이를 외면하면 롯데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지역 여론을 겸허히 받아들여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광수 최상원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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