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부실 책임·표절의혹” 사퇴 촉구
“책임 전가는 어불성설” 외압 폭로
전·현직 총장 진흙탕 싸움 점입가경
“책임 전가는 어불성설” 외압 폭로
전·현직 총장 진흙탕 싸움 점입가경
학내 분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청주대 사태가 전·현직 총장 간 폭로전으로 비화하는 등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황신모 청주대 총장은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정성봉 청석학원(청주대 재단) 이사장과 김윤배 전 총장(청석학원 이사)이 지난 16일 저녁 청주의 한 식당에서, 예고도 없이 청주대 총장직에서 자진 사퇴하라고 압력을 가했다. 대학 민주화와 청주대 미래 발전을 위해 단호히 거부했다”고 밝혔다. 황 총장은 “총장으로서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하위 등급을 받은 것에 대해 사과한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총장을 맡은 뒤 제가 평가를 준비한 것은 사실상 3개월이었다. 2012~2014년 평가 실적의 당사자인 정 이사장과 김 이사가 평가 결과에 책임을 묻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석학원은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연 뒤 보도자료를 내어 “작금의 사태를 수수방관할 수 없어 조속히 학원을 정상화하기 위해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황 총장에게 자진 사퇴를 권유했다. 최근 황 총장의 논문 표절 의혹, 연구비 횡령 등에 대한 투서가 잇따르고 있는 점도 황 총장이 정상적인 업무 수행을 하기 어렵다는 판단 근거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청석학원은 “조만간 합당한 권한을 행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청석학원이 황 총장에 대한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고 총장에 임명한 것을 자인한 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황 총장과 김 전 총장 등 청석학원 쪽의 대립은 의외의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황 총장은 지난해 청주대가 정부 재정지원 제한 대학으로 지정된 뒤 학생·교수·동문회 등의 퇴진 요구에 따라 사퇴한 김 전 총장의 후임으로 총장에 임명됐다. 특히 황 총장은 설립자 후손인 김 전 총장이 2001년부터 13년 동안 청주대를 운영할 때 최장수 보직교수를 지내는 등 김 전 총장과 행보를 같이해온 터라 학생회·교수회 등은 최근까지 김 전 총장과 황 총장의 동반 퇴진을 요구해왔다. 특히 학생회는 오는 22~23일 ‘황신모 총장 등 경영진 총사퇴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박찬정 청주대 교수회장은 “아직도 학교를 사유물로 알고 맘대로 주무르려고 하는 김 전 총장의 욕심이 자신의 오른팔 격인 황 총장의 배신을 불렀다. 전체교수회의를 열어 황 총장 진퇴 여부, 학교 정상화를 위해 함께할지 말지 등에 대해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박명원 청주대 총학생회장은 “황 총장 또한 ‘부실대학’ 오명의 책임자다. 총장에 오른 뒤의 행태를 보면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 예정대로 황 총장 사퇴 찬반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황 총장이 앞으로 학교 정상화를 위한 진솔한 의지와 행동을 보인다면 다시 한번 기회를 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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