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전북 전주시 평화동 신성공원에서 마을장터가 열려 주민들이 옷을 고르고 있다. 학산종합사회복지관 제공
주민들 주관해 매달 1차례 열려
재활용품 판매·아트기술 전수도
수익금 10% 홀몸노인 등에 기부
“주민 소통공간으로 자리잡을것”
재활용품 판매·아트기술 전수도
수익금 10% 홀몸노인 등에 기부
“주민 소통공간으로 자리잡을것”
“장이 설 때 우리 공동체도 선다.”
지난 19일 전북 전주시 평화동 신성공원(꽃밭정이 노인복지관 앞)에서 평화마을장터가 열렸다. 이 장터는 재활용할 물품을 서로 나누고 주민 간 소통을 위해 2013년부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격주로 진행하다가 올해부터는 매월 둘째 토요일에 연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한다. 이달에는 지난 12일에 개최하려고 했으나 비로 연기했다.
주민들로 꾸려진 평화동 장터추진위원회와 시민회, 학산종합사회복지관 등이 장터를 주관한다. 처음에는 사회복지관 사업으로만 인식해 의존하려는 분위기도 보였으나 지금은 주민들이 주도한다. 장터는 각종 공예품으로 꾸린 아트마켓, 재활용품, 먹거리 등으로 나뉜다. 이번에는 사전접수 60팀과 현장접수 10팀 등 모두 70팀이 참여했다. 이들은 수익금의 10%를 기부한다.
아트마켓은 매듭·가죽·리본공예, 압화 등 주민들이 만든 공예품을 판매만 하는 게 아니다. 전문가한테서 배운 기술을 이웃들에게 전수해준다. 재능기부를 통해 주민끼리 소통하는 것이다. 주민들이 7개 팀을 꾸려 20여명이 참여한다. 김희숙(57)씨는 “천과 실을 이용한 퀼트공예를 3년째 하고 있는데 한마디로 재미있다. 이웃을 만날 수 있어서 좋고, 내가 만든 제품을 칭찬해줄 때 보람도 느낀다”고 말했다.
의류 등 재활용품 판매엔 주민 참여도가 높다. 장터에 처음 등록하고 참여했다는 임경순(36)씨는 “아이들 옷과 장난감 가격이 요즘 너무 비싸다. 아이 3명을 키우는데 버려지는 물건을 장터에서 판매하고 구매도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한채원(25)씨도 “안 입는 옷을 필요한 사람에게 5000원 미만의 싼 가격에 판매하니까 좋다. 하지만 판매 테이블이 갖추어지지 않아서 물건을 땅바닥에 놓아야 해 불편한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장터를 주관한 평화동시민회 나점자(59) 회장은 “요즘 아이들은 자기 물건의 소중함을 모르는데, 한 아이가 자기 물건을 버리지 않고 모아서 파는 모습을 보고 장터의 이점을 발견했다. 기부받은 수익금으로 명절에 홀몸노인 등을 위한 떡국잔치를 벌인다”고 설명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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