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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90살 할머니도 ‘초등학생’ 되셨어요

등록 2015-09-21 21:57

대구내일학교 늦깎이 학생 273명
초·중등과정 내달부터 수업 시작
68살 초등생 “기뻐 어쩔 줄 몰라”
“6·25전쟁으로 집안이 어려워져 초등학교를 다니지 못했어요. 지금까지 조그마한 가게를 운영하면서 먹고살기 바빠 공부를 새로 시작하겠다는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대구내일학교 초등과정 야간반에 입학하는 김형화(68)씨는 “60년 만에 학교에 다닐 생각을 하니 기뻐서 어쩔 줄 모르겠다. 나보다 아내가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대구내일학교는 23일 대구시교육청에서 입학식을 열고, 다음달부터 수업을 시작한다. 초등과정 주간반 142명, 초등과정 야간반 11명, 중학과정 120명 등 배움의 기회를 놓친 늦깎이 학생 273명이 입학한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초등과정이 68살, 중학과정이 64살이다.

입학생 가운데 최고령자는 초등과정에 입학하는 조남애(90) 할머니이다. 조 할머니는 “일제강점기 충북 영동에서 태어나 일본인 선생한테 일본어를 배웠지만 우리글은 배우지 못했다. 일찍 시집을 갔는데, 글씨를 몰라 부끄러울 때가 너무 많았다. 늦었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우리말과 글을 바르게 잘 쓰고 싶은 마음뿐이다”라고 말했다.

초등과정은 1주일에 3일 동안 학교에 다니며, 하루 1시간30분 수업을 하고, 1년 만에 졸업한다. 중학과정은 1주일에 3일 동안 하루 3~4시간 수업을 하며, 2년 만에 졸업한다.

23일에는 입학식과 함께 졸업식도 열린다. 초등과정엔 1년 전 179명이 입학해 중도포기자 58명을 제외한 121명이 졸업한다. 30명으로 시작한 중학과정에선 27명이 졸업하게 됐다.

초등과정을 졸업하는 하봉숙(80) 할머니는 “딸의 권유로 학교에 다녔는데, 벌써 졸업이라니 꿈만 같다. 곧바로 중학과정에 입학한다”고 말했다. 중학과정을 졸업하는 류홍미(75) 할머니는 “중학교를 졸업하는 것에 대해 자녀들이 더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한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성인문해학교인 대구내일학교는 2011년 말 문을 열어 지난 4년 동안 초등과정 403명, 중학과정 52명 등 졸업생 455명을 배출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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