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섬유·패션산업 재도약을 이끌겠다며 1130억원을 들여 지은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가 목적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세금만 축내는 골칫거리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섬유·패션업체 입주가 저조하기 때문인데, 대구 섬유산업을 살리겠다며 6800억원을 퍼부었다가 실패한 ‘밀라노 프로젝트’(1999~2003년)의 축소판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4일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 업무·판매시설 임대현황 자료를 보면,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에는 업무시설 88곳, 상업시설 32곳 등 임대시설 120곳이 있다. 이 가운데 업무시설 81곳, 상업시설 31곳 등 112곳 임대가 완료돼, 전체 임대율은 93%에 이른다.
하지만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 업무시설 81곳을 쓰는 39개 업체·기관 가운데 섬유·패션업체는 19곳뿐이다. 19곳 중엔 수출을 하지 않는 섬유 소매업체도 포함돼 있다. 게다가 이곳에 입주한 공공기관인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은 전체 임대시설의 27%가량인 32곳을 사용하고 있다. 상업시설엔 대구은행·편의점·식당 등 편의시설이 대부분이다.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 건립사업은 김범일 전임 대구시장 시절 섬유·패션업체를 입주시켜 수출 등을 지원하겠다며 추진됐다. 대구 동구 팔공로의 1만3732㎡ 터에 연면적 4만9667㎡ 규모(지하 2층, 지상 9층)로 지어졌다. 2012년 8월26일 착공해 지난해 11월10일 준공됐고, 올해 5월29일 개관했다.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가 건물을 관리·운영한다. 대구시는 건물 준공 이후 개관 때까지 인건비와 운영비로 지난해 12월11일 운영위탁금 26억5000만원을 지원했다.
대구시는 올해도 12억3500만원을 지원했다. 개관 이후 올해 예상 수익이 8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반면 같은 기간 직원 18명의 인건비와 운영비 등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에 들어가야 할 돈은 20억원이나 된다. 내년에는 운영에 3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얻을 수 있는 임대수익은 공실률이 없다 하더라도 16억원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대구시는 지난 23일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를 제24회 대구광역시 건축상 공공부문 금상 수상작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대구지역 섬유 자본의 힘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인데, 애초부터 지으면 안 될 건물이었다. 섬유·패션산업 재도약이라는 목적을 바꾸든지 아니면 공공성을 띤 단체를 입주시켜 공익적 용도로 사용하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 관계자는 “앞으로 정착하기까지 몇 년 동안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목적홀 등을 빌려주거나 기획사업을 벌여 자생력을 갖출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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