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2시50분께 경기도 여주시 능서면 안아무개(54)씨의 농장 인근에서 안씨가 살해돼 암매장된 것을 수색 중이던 경찰관이 발견했다. 숨진 안씨는 속옷만 입고 누운 채로 땅에 묻혀 있었다.
앞서 안씨는 추석연휴 첫날인 지난달 26일 실종됐는데, 경찰은 계좌에서 현금카드로 10여 차례에 걸쳐 3300여만원이 인출된 사실을 확인하고 범죄 피해를 당했을 것으로 보고 수색과 수사를 벌여왔다.
용의자 추적에 나선 경찰은 지난달 30일 오후 9시께 은행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용의자 2명의 신원을 파악했으나, 이들은 이날 오후 5시께 이미 출국한 뒤였다. 용의자들은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불법체류자 2명인데, 이 가운데 1명은 지난 6월과 7월 사이 5일가량 안씨의 농장에서 일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용의자는 최근 여주의 한 도예공장에서 일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이 안씨의 통장에 돈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안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9시20분께 자신의 농장에서, 경북에 거주하는 어머니에게 안부전화를 한 뒤 밤사이 행방불명돼 경찰은 납치·강도살인 사건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접수 즉시 금융정보에 대한 압수영장을 발부받았으나 추석 연휴기간이어서 30일 오전이 돼서야 은행 등 금융기관 20여곳에 금융거래정보를 요청했다. 은행을 통해 안씨의 돈이 인출됐다는 사실을 전달받은지 4시간여 만에 용의자 신원을 파악했지만 이미 우즈베키스탄으로 출국한 뒤였다”고 말했다. 경찰은 인터폴 및 형사사법 공조를 통해 용의자 송환 요청을 하는 한편 용의자들이 이체한 계좌 거래내역 및 통장개설자, 인출자에 대해 수사 중이며, 돈을 인출한 사람의 신병을 확보해 공모 여부를 수사중이다. 여주/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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