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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순천 회계공무원 횡령 3년간 몰랐다

등록 2015-10-07 20:08

수입증지 대금 1억1천만원 빼돌려
시, 감사 착수하고 경찰에 고발
공무원이 3년 넘게 공금을 훔쳤는데도 이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사건이 여수에 이어 순천에서 터졌다.

순천시 공무원 박아무개(36·여·8급)씨는 지난달 21일 근무하던 순천지법 민원봉사실에 연차휴가를 냈다. 박씨는 가족관계부나 주민등록등본에 붙이는 수입증지를 팔아 입금하는 업무를 맡고 있었다. 박씨는 휴가를 떠나면서 대신 근무할 직원에게 세외수입을 입금하는 아이디를 극구 알려주지 않았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직원이 다른 방식으로 세외수입 관리 프로그램에 들어가 발급 내역과 입금 잔액이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순천시는 곧바로 감사에 착수했다. 놀랍게도 박씨는 2012년 5월부터 지난 9월까지 3년 넘게 수입증지 대금 일부를 세외수입 통장에 입금하지 않는 방법으로 하루 10만~20만원씩 모두 1억1천만원을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순천시는 지난 1일 박씨한테 횡령금 전액을 돌려받고, 박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순천경찰서는 7일 박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업무상 횡령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할지를 검토하고 있다.

순천시 관계자는 “민원실에는 공무원 5명이 근무하지만 업무가 서로 달라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수입증지를 교부하는 민원과와 세외수입을 관리하는 세무과가 서로 다른 프로그램을 쓰기 때문에 허점이 생겼다”고 해명했다.

앞서 2012년 10월 여수시 공무원 김아무개(50·8급)씨는 회계업무를 맡으면서 공금 80억원을 횡령했다가 쇠고랑을 찼다. 김씨는 2009년 7월부터 2012년 9월까지 3년 남짓 직원들의 근로소득세 원천징수분을 미리 공제해 세무서에 납부하는 과정에서 세금 일부를 자신의 계좌에 감쪽같이 빼돌렸다. 이런 범행은 감사원이 세무서 입금액과 여수시 정산액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해 감사를 벌이면서 뒤늦게 들통났다. 김씨는 2심 재판에서 업무상 횡령죄로 징역 9년에 추징금 80억원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하지만 여수시가 환수한 금액은 18%에 불과한 14억4천만원에 그쳤다.

회계 담당들의 잇단 횡령 비리는 공직사회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일 전남도 국정감사에서도 의원들은 전남도 공무원들의 낮은 청렴도를 문제 삼았다. 박남춘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공금횡령과 금품수수 등으로 전남도의 공무원들이 내야 할 징계부과금이 63억원으로 전국 시·도 중 1위를 기록했다”고 꼬집었다. 정청래 의원(˝)도 “전남도 공무원 1천명당 징계자를 보면, 2013년 13명으로 전국 1위, 2014년 11명으로 3위를 기록하는 등 비리의 뿌리가 깊다”고 비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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