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전부터 점포 4곳 집회신고
3곳 매일 신고…한번도 집회 없어
시민단체 “소비자 시위 차단 의도”
롯데 “시민단체 집회로 불편” 반박
3곳 매일 신고…한번도 집회 없어
시민단체 “소비자 시위 차단 의도”
롯데 “시민단체 집회로 불편” 반박
롯데백화점이 부산의 점포 4곳 주변에서 집회를 열겠다며 몇년째 계속해서 경찰에 집회신고를 하고선 실제로는 집회를 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지역 시민단체들은 롯데백화점을 비판하는 집회를 막기 위한 꼼수라며 롯데백화점의 처사에 눈총을 보내고 있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는 19일 “롯데백화점 부산지역 점포 4곳의 관할 경찰서들에 롯데백화점의 집회 신고 기간, 집회 목적·규모, 실제 집회 개최 횟수에 대해 지난달 초 정보공개를 요청해 받은 답변을 분석했더니, 4개 점포가 적게는 3~4년 전부터 집회신고를 하고선 집회를 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부산 본점(부산진구 서면), 광복점(중구), 센텀시티점(해운대구)은 2012년 1월부터, 동래점(동래구)은 2013년 1월부터 집회신고를 했다. 이들 4곳은 그 이전부터 집회신고를 해온 것으로 추정되지만 경찰의 서류 보존기간이 3년이어서 롯데백화점 부산 본점·광복점·센텀시티점 등 3곳은 2012년 1월부터, 동래점은 경찰이 3년치 서류를 보관하지 않아 2013년 1월부터 신고한 집회만 확인됐다.
롯데백화점 본점, 광복점, 동래점 등 3곳은 2012년 1월 또는 2013년 1월부터 거리질서 유지, 소음 추방, 안전문화 캠페인 등의 목적으로 80~200명씩 집회를 연다고 신고했지만 최근까지 한 차례도 집회를 열지 않았다. 동래점을 제외한 3곳은 매일 직원을 경찰서에 보내 집회신고를 했다. 본점과 센텀시티점은 주로 새벽 6시께, 광복점은 밤 12시께 집회신고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래점은 28일마다 주로 낮에 집회신고를 했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는 롯데백화점이 제품 구매와 관련해 불만을 품은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을 벌이거나 대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을 촉구하는 시민단체들이 시위를 벌이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집회 장소를 선점한 뒤, 실제로는 집회를 열지 않는 ‘유령집회’를 남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롯데백화점 쪽은 “상품 구매와 관련이 없는 집회를 마구 열어 고객들이 불편을 호소해 부득이 집회신고를 하고 있다. 백화점 주변에서 집회를 열어도 경찰에 단속을 요청한 적이 없으며, 시민단체 등도 우리가 집회신고를 한 곳과 동일한 장소에서 집회를 계속 열어왔다”고 반박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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