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제2교구본사인 경기 화성 용주사의 주지 스님과 신도들 간에 ‘주지 스님의 세속의 처와 자식이 있는지’를 두고 수개월째 이어지는 내홍이 ‘명예훼손전’으로 치닫고 있다. 현 주지인 성월 스님(61)이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일부 신도 등을 고소하자 성월 스님의 의혹을 제기해온 신도 등은‘범계승은 명예가 없다’며 소송 의사를 밝혔다.
‘용주사 현 주지 성월 산문 출송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20일 서울 조계종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월 스님에 대해‘범계승려 명예부존재 확인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청정비구 종단인 조계종단의 종헌, 종법에는 ‘은처승(세속의 처를 감춘 승)’은 멸빈의 대상이다. 의혹이 있는 승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왜 명예훼손인가”라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또, “총무원장을 비롯한 종단 집행부는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사태 해결에 나서라. 은처승 의혹 규명을 위해 사부대중 조사단을 구성해 유전자 검사 등 과학적 방법을 동원해 가리면 될 일”이라고 밝혔다
앞서 성월 스님은 지난 16일 수원지검에‘허위사실로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바른불교재가모임 상임대표인 우희종 서울대 교수 등 재가 단체 대표 2명과 용주사 비대위 신도 4명 등 모두 6명을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했다. 성월 스님의 고소장에는 “신도와 재가 단체 등으로 이뤄진‘성월스님 퇴출 비상대책위’ 간부 등이 ‘사실혼 관계에 있는 처와 자식이 있다’, ‘주지 스님이 금품선거를 벌였다’는 등의 사실과 다른 내용을 담은 전단을 배포해 명예를 훼손하고 사찰 운영에도 차질을 주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성월 스님은 주지 선출을 놓고 금품 선거 등의 논란 끝에 지난해 8월 용주사 주지로 임명됐으나, 일부 신도와 스님, 불교 재가단체들이 사실혼 의혹과 금품선거 의혹을 제기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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