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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일손부족” 농민들 환영 “인권침해” 노동계 반대

등록 2015-10-26 23:31수정 2015-10-27 00:18

군, 자매결연 중국 지안과 합의
단기취업 형태로 60일간 고용
충북 괴산군이 추수기 등 농번기 일손을 국외에서 찾는 ‘계절근로자 제도’를 전국에서 처음 도입했다. ‘가을에는 부지깽이도 덤빈다’는 속담처럼 인력난을 겪고 있는 농가는 반기고 있지만, 노동계는 인권침해, 국내 노동시장 악화 등을 가져올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괴산군은 중국인 노동자들을 단기 활용하는 계절근로자 제도를 시행한다고 26일 밝혔다. 군은 자매결연 도시인 중국 지린성 지안시에서 노동자 19명(남성 10명, 여성 9명)을 선발해 26일부터 계절근로 취지 설명 등 교육을 시작했다. 군은 이맘때 지역특산물인 절임배추 출하를 앞두고 인력난을 겪다 2013년 8월 고용노동부, 법무부,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계절 외국인 근로자 고용제도 도입을 건의했으며, 지난해 법무부와 4차례에 걸친 현장 점검과 회의 등을 거쳐 최근 제도 도입을 결정했다.

괴산군은 지난해 698농가가 516㏊에서 길러 가공한 절임배추 106만 상자(한 상자 20㎏)를 팔아 318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는 120여만 상자를 팔아 매출 330여억원을 올리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군은 최근 지안시와 협의해 농사일 경험이 있는 35~55살 안팎 노동자를 선발했다. 서은충(37)·축안비(40) 부부와 축씨의 언니인 축영민(41)씨 등 가족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단기취업 형태(C-4)로 입국해 괴산 장연, 문광, 청천 등 절임배추 재배 농가 8곳에서 12월말까지 60일 동안 일하게 된다. 이들에겐 다달이 150만원 안팎의 급여가 지급되고, 산재보험 가입과 주 1일 휴일, 숙식 등이 제공된다.

농가는 반겼다. 민성동(괴산 문광)씨는 “요즘 일당 10만원 이상을 줘도 일손 구하기가 어려운 터라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노성준(괴산 청천)씨도 “인건비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를 쓰려 해도 불법체류인 경우가 많아 꺼렸는데, 군과 법무부 등이 인증해주면 농가로선 대환영”이라고 거들었다.

배대호 괴산군 유기농산과 주무관은 “외국인 노동자의 외화 획득과 농가 노동력 부족 해소, 소득 향상 등의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성과를 봐서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기연 민주노총 충북본부 조직국장은 “농촌 인력난은 이해하지만 무턱대고 저임금 외국 노동자를 들여오면 국내 노동시장은 더욱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안건수 이주민노동인권센터 소장은 “노동자는 외국인이든 내국인이든 잠깐 썼다가 버릴 수 있는 기계가 아니라 인간이다. 돈 몇푼으로 인권을 침해해선 안 된다.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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