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남편 우발적 살해…“3남매 보살펴 줘 감사”
“저희 아이들이 바르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관심 가져 주시고 보살펴 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남편을 우발적으로 살해해 구속된 한 여성(42)이 졸지에 ‘고아 아닌 고아’가 된 3남매를 보살펴 준 경찰에게 감사 편지를 보냈다.
이 여성은 지난 6월 상습적으로 자신을 폭행한 남편과 부부싸움을 했다. 남편이 흉기로 위협하자 둔기를 휘둘렀고, 둔기에 맞아 쓰러진 남편을 목 졸라 살해했다. 엄마가 구속 수감되면서 3남매는 위기에 놓였다. 남편의 폭력으로 친인척과도 멀어져 아이들을 돌봐 줄 수 사람이 없었다.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여주경찰서는 대학생인 첫째와 중·초교생인 둘째, 셋째가 머물 수 있는 복지시설을 마련해 주고, 긴급 생계지원비와 장례지원비 등 750여만원을 받을 수 있게 했다. 3남매의 정신적 안정을 위해 관련 기관에 심리상담과 심리치료를 연계하고, 범죄 피해자들의 멘토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희망의 등대’를 통해 엄마 역할을 해 줄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수감 중인 이 여성은 이달 초 여주경찰서로 정성스럽게 쓴 편지를 보내왔다. 편지에서 “큰아이가 면회 와서 밝고 예쁜 모습을 보여줬다. 동생들도 많이 밝아졌다. 너무 감사하고 고맙다. 수사했던 강력팀장과 직원들, 아이들을 보살펴 주신 감찰계장의 배려와 사랑에 거듭 감사드린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 여성은 지난 20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여주/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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