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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친일인사 이름 딴 백일초 교명 변경 또 해넘겨

등록 2015-11-02 20:04

광주 시민단체, 작년부터 개명 요구
학교쪽, 대안냈지만 교육청 “재선정”
내주 새이름 제안…교육청 “내년 교체”
광주시교육청이 친일 인사의 이름을 딴 백일초등학교의 교명을 바꾸지 못한 채 한해 동안 차일피일 시간을 끌고 있다.

시교육청은 2일 “한해 전부터 친일 인사 김백일(1917~1951)의 이름이 들어간 백일초등학교의 교명을 변경하고 있다. 내년 3월 새 교명을 쓸 수 있도록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학교에서 새 이름을 결정하면 학교설립조례 개정과 광주시의회 의결 등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홍양춘 시교육청 학교설립담당은 “이달 안에 학교 구성원들이 새 이름에 합의를 하면 내년 새 학기부터 교명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지난해 학생의 날을 앞두고 “친일반민족행위자의 이름이 들어간 교명을 바꾸라”며 개명 논의에 불을 댕겼다.

학교 쪽은 지난해 12월 설문조사를 벌여 공모한 새 이름 173개 중 ‘예향’을 선택했다. 하지만 시교육청과 시민단체는 “일제 잔재를 청산하려는 취지와 민족정신을 고취하려는 의지가 담기지 않았다”며 반대했다. 이어 지난 1월 열린 협의회에서는 공모작에 포함됐으나 압축 과정에서 빠진 ‘성진’, ‘독립’, ‘백범’ 등을 추천했다. 이를 두고 학교 구성원들은 “자율성을 해친다”며 추가적인 논의를 거부했다.

이국언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대표는 “이 학교는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의 입구에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민의 바람이 반영되고, 학교의 역사에 어울리는 이름이 지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학교의 김혜영 교장은 “지난 9월 학교 안에 각계 인사 15명으로 교명변경추진위를 만들었다. 이 추진위가 다음주에 새 이름을 제안해 학교운영위의 승인을 받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백일은 일제의 괴뢰국인 만주국 간도특설대 상위(대위)로 중국 동북지방의 독립군을 토벌하는 데 앞장섰던 친일 인사다. 그는 해방 뒤 국방경비대 창설에 참여해 육군보병학교장, 3사단장, 1군단장 등을 지냈다. 육군은 그가 51년 한국전쟁 도중 대관령에서 비행기 사고로 사망한 뒤 보병학교 사격장에 그의 이름을 붙였다. 상무대 이전 뒤 이 일대가 개발되면서 백일로라는 지명이 생겼고, 92년 3월엔 백일초등학교가 개교한 바 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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