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플·판매용 제품 같이 보내더니…
대금 청구·반품 거부 등 사례 증가
대금 청구·반품 거부 등 사례 증가
울산 남구에 사는 50대 여성 김아무개씨는 지난달 유명 화장품 회사라며 신상품이 출시됐으니 샘플을 써 보고 홍보만 해달라는 전화를 받고 주소를 알려줬다가 의심이 가 취소하려 전화를 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또 이아무개(40대·여)씨는 지난 1월 화장품 무료 샘플을 보내준다는 전화를 받고 주소를 알려준 뒤, 택배로 온 화장품을 사용했는데 나중에 보니 샘플만 무료고 본 제품은 30만원을 납부하라는 청구서가 들어 있었다.
최근 화장품 무료 샘플 제공을 빙자한 전화 권유 판매 상술이 기승을 부리며 소비자 피해 상담이 늘자 울산시 소비자센터가 10일 시민들의 주의를 촉구하고 나섰다. 시 소비자센터 집계를 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접수된 관련 소비자 상담 건수가 총 5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9건의 2배 가까이 됐다.
화장품 무료 제공 상술은 소비자에게 전화로 이벤트 당첨이나, 홍보 등을 빙자해 “출시 예정 상품을 무료로 써 보고 평가만 해 달라”거나 “좋다고 입소문만 내 달라”는 식으로 유인해 주소를 알아낸 뒤 샘플과 함께 판매용 제품을 보내고 대금을 청구하거나 소비자의 반품을 거부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제품을 보낼 때 택배비를 소비자 부담으로 하거나, 반품하려 할 때 소비자에게 택배비 부담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
현행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은 전화권유 판매 계약의 경우 소비자가 제품을 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거짓 또는 과장된 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인 방법을 사용해 소비자를 유인 또는 거래하거나, 청약철회나 계약해지를 방해하는 행위도 금하고 있다.
소비자센터 관계자는 “만약 화장품 무료 샘플을 제공한다는 전화를 받고 주소 등 인적사항을 알려줬다면 제품을 수령하지 말고 수취 거절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미 제품을 수령했다면 화장품을 개봉하거나 훼손하지 말고 14일 이내 내용증명 우편을 통해 계약 취소를 통보하고 제품을 반품한 뒤 택배 영수증을 보관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소비자상담센터 국번없이 1372, 울산시 소비자센터 (052)260-9898.
울산/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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