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전국 첫’ 기록 5년만에…
도-교육청 예산갈등 못풀어
91억 모자라 ‘일부 유상’ 우려
강원 ‘고3 무상’ 물거품 위기
“동계올림픽으로 재정 힘겨워”
도 22억 분담금 편성 안해
도-교육청 예산갈등 못풀어
91억 모자라 ‘일부 유상’ 우려
강원 ‘고3 무상’ 물거품 위기
“동계올림픽으로 재정 힘겨워”
도 22억 분담금 편성 안해
‘전국 최초 초·중학교 무상급식 실시’ ‘전국 최초 고3 무상급식 추진’ 등 무상급식 모범 지역으로 불려온 충북과 강원이 재정난을 이유로 내년 무상급식 예산을 제대로 편성하지 않아 무상급식 무산 위기감이 돌고 있다.
올해 무상급식 예산 분담 비율을 놓고 1년 동안 티격태격했던 충북도와 충북교육청은 11일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무상급식 예산을 애초 예상보다 덜 편성했다. 충북도는 이날 도의회에 제출한 2016년 예산안에 무상급식 예산을 152억원만 편성했다. 내년 무상급식 전체 예산 964억원(식품비 501억원, 운영비 70억원, 인건비 393억원) 가운데 식품비의 75.7%만 부담하겠다는 기존 태도를 고수한 것이다. 도는 152억원과 시·군이 부담할 227억원을 더해 379억원만 부담하겠다는 태도다.
충북교육청은 이에 질세라 충북도가 제출한 예산안에 따라 내년 무상급식 예산으로 873억원만 편성했다. 교육청은 무상급식 예산 964억원 가운데 자체부담 인건비 23억원을 교육청이 부담하고, 나머지(941억원)의 절반인 470억원씩 분담하자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두 곳의 마찰에 따라 91억원은 편성되지 않았고, 이 액수만큼 ‘유상급식’이 될 처지에 놓였다. 충북은 2011년부터 전국에서 처음으로 초·중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해왔지만 5년 만에 파행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국 최초 고3 무상급식 기대감을 높였던 강원도는 민병희 도교육감과 최문순 지사가 함께 ‘고3 무상급식’을 추진했지만 물거품 위기를 맞았다.
강원교육청은 이날 제출한 내년도 무상급식 예산안에 고3 무상급식 예산(68억원) 가운데 교육청 부담분 24억원을 포함했지만, 강원도는 분담해야 할 22억원을 편성하지 않았다. 강원교육청 관계자는 “강원도가 지난 2일 갑자기 지원 불가로 태도를 바꿨다. 마지막까지 도의회를 설득해 추진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원도 쪽은 “동계올림픽 등으로 지방채 1500억원을 발행하는 등 재정이 힘겹다. 시기를 조절해 2017년께 시행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을 뺐다.
대전은 초등학교 전 학년, 충남은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올해 수준으로 내년 무상급식을 시행하기로 했다.
전체 예산은 ‘사상 최초’ 기록이 여럿 나왔다. 애초 예산 기준으로 충북은 사상 처음 4조원을 넘겼고(4조247억원), 충남은 6조원 시대(6조13억원)를 열었다. 강원도는 5조원을 처음 넘겼으며(5조11억원), 2018평창겨울올림픽 900억원 등 1500억원대의 지방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강원도는 경기장 건설 2639억원, 개·폐회식 286억원 등 평창겨울올림픽 예산 5288억원을 편성했다.
김장회 충북도 기획관은 “누리과정 예산 등 복지예산이 늘어나는 데 견줘 지방교부세는 감소하는 등 재정난을 우려해, 성과·타당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정리하는 일몰제 등을 적용하는 긴축 재정을 운용하기로 했다. 모든 자치단체의 예산 운용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오윤주 박수혁 송인걸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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