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핵발전소 유치 찬반 주민투표 둘째 날인 12일 오전 경북 영덕군 영덕읍 거리에 원전 유치 찬반을 주장하는 펼침막이 나란히 걸려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르포] 영덕 원전유치 찬반 주민투표
‘박근혜 정부 성공 위해 불법 투표장에 가지 맙시다.’(영덕군이장협의회)
‘영덕핵발전소 유치 찬반 주민투표 꼭 참여하세요.’(주민투표 관리위원회)
12일 오전 10시 경북 영덕군 영덕읍 제3투표소 주변에는 이런 펼침막이 나란히 걸려 있었다. 주변에는 영덕군 공무원이나 한국수력원자력 직원 또는 한수원이 고용한 용역업체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서성거렸다. 투표를 하러 나온 주민들은 주변을 두리번거린 뒤 투표장에 들어갔다. 투표인명부에 서명을 하고 ‘유치 찬성’과 ‘유치 반대’가 적힌 투표용지를 받아 기표소로 들어갔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60대 여성에게 인터뷰를 청하자 “나는 반대야. 인터뷰할 것도 없어”라면서 손사래를 치고 서둘러 걸어갔다. 다른 50대 남성에게도 말을 걸었지만, 당황한 표정으로 “제가 바빠서…”라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영덕읍 제3투표소 투표관리관을 맡고 있는 주민 김아무개(56)씨는 “영덕이 얼마나 좋은 곳인데, 당장 인구가 줄고 경제가 어렵다고 원전을 유치한다는 것은 너무 짧은 생각이다. 원전 유치보다 영덕이 가진 청정자원과 관광자원을 활용해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20개 투표소서 이틀째 투표 치러
투표소 주변에 공무원들 서성거려
주민들 주변 눈치 살피며 기표소로
정체 모를 사람들 주민에 식사제공
휴대폰 등으로 사진찍다 들키기도 같은 날 오후 2시 영덕군 남정면 제1투표소에서도 투표에 참여하려는 주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표정에는 긴장감이 묻어 있었고, 아무 말 없이 투표만 하고 자리를 떴다. 투표를 마치고 나오던 70대 여성은 “이런 걸(원전) 왜 짓겠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곧 죽어서 상관없지만 우리 아들과 손주를 원전 근처에서 살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른 50대 남성은 “주변을 한번 둘러봐라. 공무원과 한수원 직원이 투표장 근처를 서성대며 하루종일 지켜보고 있다. 당연히 장사를 하는 주민 입장에서는 투표장에 나오는 것 자체가 부담일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이날 영덕군에 마련된 20개 투표소에서는 영덕 원전 유치 찬반 전체 주민투표가 이틀째 치러졌다. 지난 11일 첫날 주민투표에서는 영덕 전체 유권자(3만4432명)의 23.19%(7985명)가 투표에 참여했다. 만일 주민투표 둘째 날인 12일 추가로 10%(3493명) 이상 유권자가 주민투표에 참여하면 전체 투표율은 3분의 1을 넘게 된다. 최근 영덕 원전 유치 찬반을 묻는 언론과 영덕군의회 등의 여론조사에서는 반대가 60% 정도로 찬성(30%)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주민투표법 제24조(주민투표결과의 확정)에는 주민투표권자 총수의 3분의 1 이상 투표와 유효투표수 과반수 득표가 있으면 주민투표 효력이 생긴다고 규정돼 있다. 하지만 정부와 경북도, 영덕군, 한수원은 원전 건설이 국가 사무에 속해 주민투표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주민투표 관리위원회는 원전 유치가 지자체 사무에 속하기 때문에 주민투표 대상이 된다며 반박하고 있다. 박혜령 영덕핵발전소 반대범군민연대 대외협력위원장은 “원전 유치는 지자체 신청으로 이뤄진다. 영덕 원전 건설은 아직 확정 고시가 되지 않았다. 따라서 얼마든지 신청 취소가 가능하기 때문에 지자체 사무에 속해 주민투표 대상이 된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번 주민투표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투표가 진행된 이틀 동안 영덕에 마련된 투표소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마찰이 벌어졌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이 투표소 주변에서 휴대전화나 차량 블랙박스를 이용해 사진을 찍다가 투표관리관을 맡고 있는 주민들에게 들켰기 때문이다. 각 마을에서도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주민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거나 음료수 등을 나눠주기도 했다. 영덕핵발전소 유치 찬반 주민투표 관리위원회(위원장 노진철 경북대 교수)는 12일 저녁 8시 주민투표가 모두 끝나면 투표함을 영덕군 영덕읍 영덕농협 2층 회의실로 옮겨 개표할 예정이다. 결과는 이날 자정에서 13일 새벽 1시 사이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투표소 주변에 공무원들 서성거려
주민들 주변 눈치 살피며 기표소로
정체 모를 사람들 주민에 식사제공
휴대폰 등으로 사진찍다 들키기도 같은 날 오후 2시 영덕군 남정면 제1투표소에서도 투표에 참여하려는 주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표정에는 긴장감이 묻어 있었고, 아무 말 없이 투표만 하고 자리를 떴다. 투표를 마치고 나오던 70대 여성은 “이런 걸(원전) 왜 짓겠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곧 죽어서 상관없지만 우리 아들과 손주를 원전 근처에서 살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른 50대 남성은 “주변을 한번 둘러봐라. 공무원과 한수원 직원이 투표장 근처를 서성대며 하루종일 지켜보고 있다. 당연히 장사를 하는 주민 입장에서는 투표장에 나오는 것 자체가 부담일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이날 영덕군에 마련된 20개 투표소에서는 영덕 원전 유치 찬반 전체 주민투표가 이틀째 치러졌다. 지난 11일 첫날 주민투표에서는 영덕 전체 유권자(3만4432명)의 23.19%(7985명)가 투표에 참여했다. 만일 주민투표 둘째 날인 12일 추가로 10%(3493명) 이상 유권자가 주민투표에 참여하면 전체 투표율은 3분의 1을 넘게 된다. 최근 영덕 원전 유치 찬반을 묻는 언론과 영덕군의회 등의 여론조사에서는 반대가 60% 정도로 찬성(30%)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주민투표법 제24조(주민투표결과의 확정)에는 주민투표권자 총수의 3분의 1 이상 투표와 유효투표수 과반수 득표가 있으면 주민투표 효력이 생긴다고 규정돼 있다. 하지만 정부와 경북도, 영덕군, 한수원은 원전 건설이 국가 사무에 속해 주민투표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주민투표 관리위원회는 원전 유치가 지자체 사무에 속하기 때문에 주민투표 대상이 된다며 반박하고 있다. 박혜령 영덕핵발전소 반대범군민연대 대외협력위원장은 “원전 유치는 지자체 신청으로 이뤄진다. 영덕 원전 건설은 아직 확정 고시가 되지 않았다. 따라서 얼마든지 신청 취소가 가능하기 때문에 지자체 사무에 속해 주민투표 대상이 된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번 주민투표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투표가 진행된 이틀 동안 영덕에 마련된 투표소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마찰이 벌어졌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이 투표소 주변에서 휴대전화나 차량 블랙박스를 이용해 사진을 찍다가 투표관리관을 맡고 있는 주민들에게 들켰기 때문이다. 각 마을에서도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주민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거나 음료수 등을 나눠주기도 했다. 영덕핵발전소 유치 찬반 주민투표 관리위원회(위원장 노진철 경북대 교수)는 12일 저녁 8시 주민투표가 모두 끝나면 투표함을 영덕군 영덕읍 영덕농협 2층 회의실로 옮겨 개표할 예정이다. 결과는 이날 자정에서 13일 새벽 1시 사이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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