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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대구 학교담장 허물고 쌓고 ‘혈세 줄줄’

등록 2015-11-17 21:14

시 “이웃 소통” 담 허물기 지원
교육청 “범죄 예방” 다시 쌓기
엇갈린 행정에 47곳 20억 낭비
“대구시는 돈을 들여 담장을 허물고, 대구시교육청은 그 자리에 다시 담장을 쌓고 있습니다.”

오철환 대구시의원(새누리당·수성)은 17일 대구시 자치행정국 행정사무감사에서 “대구시가 담장허물기 사업으로 큰 성과를 올리고 있지만, 대구시교육청은 학교 담장을 오히려 쌓고 있다. 공공기관들간 다툼으로 국민 혈세가 줄줄 새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시교육청은 학교 담장을 허물었더니 학생들이 불안해하고 범죄예방이 되지 않는다며, 2012년부터 52억원을 들여 162개 학교 담장을 다시 쌓고 교문을 설치했다. 이 가운데 47곳은 대구시로부터 수천만원씩 받아 담장을 뜯어내고 꽃밭을 만들었지만, 3000여만원씩을 들여 다시 담장을 쌓았다.

대구시 관계자는 “담장을 뜯는 데 평균 2000만원, 다시 쌓는 데 3000만원이 들어간다. 학교 47곳이 20억원 이상 혈세를 낭비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교육청은 “학교 담장을 벽돌로 쌓은 것이 아니라 밖에서 볼 수 있도록 높이 1.5m의 철제로 만들었다. 예산 낭비인 줄 알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대구시는 내년에도 1곳당 400만원씩 모두 2억원을 들여 주택 50곳의 담장을 뜯어낼 예정이다. 그러나 대구시교육청은 내년에 2억2000만원을 들여 학교 20곳의 담장을 칠 계획이다.

담장허물기 운동은 대구지역 115개 시민단체가 1996년 “담장을 허물어 이웃끼리 소통하자”는 구호를 내걸고 시작했다. 지난 20년 동안 주택, 아파트, 관공서 등 840여곳이 길이 30㎞ 이상 담장을 걷어내고 36만여㎡의 공원을 꾸몄다. 이 사업은 서울, 부산, 경남 창원 등 전국으로 번져, 2002년 법문사에서 발행한 고등학교 교과서 <인간사회와 환경>에 실리기도 했다.

오철환 의원은 “대구 상징물이나 다름없는 담장허물기 사업이 내년에 20돌을 맞지만 해가 갈수록 흐지부지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한쪽에서는 담장을 헐고, 다른 쪽에서는 국민 혈세를 들여가며 다시 쌓는 일을 되풀이하고 있다. 각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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