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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제주 주민 늘자 작은학교가 웃었다

등록 2015-11-19 20:03

폐교 위기 애월 하가리 더럭분교
2012년 40명서 3년새 82명으로
마을 10가구 공동주택 조성 효과

도내 전입 인구 한달 평균 1000명
올해 전입 학생도 727명으로 늘어
학교시설 증설·교사 증원 등 시급
제주시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애월읍 하가리 애월초등학교 더럭분교. 대기업의 방송 광고로 유명세를 치러 지금은 여느 관광지 못지않게 알려졌다. 주변의 하가리 연못은 제주도에서 보기 드문 경관을 자랑한다. 한때는 학생 수가 줄어 폐교 직전까지 갔던 더럭분교가 지금은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가 쉴 새 없이 밖으로 새어나온다.

“지난해 12월 마을에서 학교를 살리기 위해 10가구 규모의 공동주택을 지으면서 학생 수가 증가했다. 2012년 전체 학생 수가 40여명에 지나지 않았는데 지난해에는 60여명으로 늘었고, 지금은 82명에 이르는 등 3년 새 갑절로 늘었다. 제주 출신보다 다른 지방에서 온 학생이 오히려 많다.” 이 학교 오영희 교감은 “이주민의 증가와 마을의 학교살리기, 교육청의 소규모 학교 육성 노력으로 학생 수가 늘어 2년 전 3개 교실을 증축했는데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순전입 인구 및 학생 수 증가 추이
순전입 인구 및 학생 수 증가 추이
제주를 찾는 이주민들이 한달 평균 1000명이 넘어서면서 초·중·고 학생들의 전입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제주도의 자료를 보면, 다른 지방에서 제주도로 이주한 순전입 인구는 2011년 2342명, 2012년 4873명, 2013년 7824명, 2014년 1만1112명이었다. 올해는 지난달 말까지 1만1963명으로 이미 지난해의 순전입 인구를 넘어섰다. 2011년엔 한달 평균 195명이 제주도에 정착했으나, 올해는 997명으로 한달 평균 1000여명에 접근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1534명이나 새로 정착했고, 9월 이후에는 1300명 이상이 전입하는 등 올해 들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제주도교육청이 집계한 전입 학생 수를 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제주도로 전학온 학생 수는 727명이다. 이 가운데 초등학생이 617명으로 가장 많다. 제주도로 전학오는 학생 수는 2012년 322명에서 2013년에 540명으로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598명으로 늘었다.

제2공항 입지로 확정돼 온 마을이 술렁이는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초등학교의 학생 수도 지난해 34명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58명으로 증가했다. 현미옥 교감은 “누리집을 통해 학교 살리기 운동을 한다는 소식을 알고 온다. 일부는 도시의 무한경쟁을 피해 경치가 아름답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이곳을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온평리는 공동주택을 지어 학교를 살리려는 마을들과는 달리 낡은 집을 리모델링해 세를 주지만, 빈집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학생 수가 크게 늘어나 마을에 생기가 돌지만, 교실 부족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현 교감은 “다목적 강당에서 50여명까지는 간단한 체조를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전교생이 모이려면 공간이 좁다”고 전했다.

제주 서남부지역인 서귀포시 대정읍 보성초등학교는 인근 영어교육도시의 영향을 받고 있다. 이 학교도 지난해 3월 69명이던 학생 수가 지금은 116명으로 50명 가까이 늘었다. 이성준 행정실장은 “영어교육도시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자녀를 이곳에 보냈다가 나중에 국제학교로 가는 경우도 있다. 영어교육도시에서 학교까지 운행하는 통학버스가 있는데 좌석 수보다 학생 수가 많아서 차량을 바꾸지 못하면 내년부터는 일반 버스나 자가용으로 다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교육청의 재정 규모는 제자리걸음이어서 늘어나는 학생 수요에 맞춰 학교시설을 갖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도교육청의 교육재정은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에 따라 배분받는 지방교육재정 보통교부금 총액의 1.57%와 지방자치단체의 전입금 등을 합쳐 8270억원 규모다. 전체 예산의 60%를 인건비가 차지해 학생 수 증가에 따른 수용 시설 확충은 어려운 형편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추세라면 앞으로 4년 동안 2000여명의 초등학생이 순수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시설 신증설과 교과교사의 증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학생 수 증가에도 보통교부금 배분에는 변동이 없기 때문에 교과교사와 교실, 급식시설, 도서실 등 학교시설이 부족한 학교 현장과 주민들이 교육과정 운영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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