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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평화의섬 제주를 군사기지화 하려나”

등록 2015-12-01 20:02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강정마을 활동가들이 제주기지전대가 창설된 1일 낮 강정포구에서 해군기지 반대 깃발을 세워놓은 카약을 타고 해상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강정마을 활동가들이 제주기지전대가 창설된 1일 낮 강정포구에서 해군기지 반대 깃발을 세워놓은 카약을 타고 해상 시위를 벌이고 있다.
기지전대 등 군부대 창설식 잇따라
강정마을회 “기지반대” 인간띠 잇기
주민·활동가들 해상서 카약 시위도
“이제부터 싸움이 다시 시작될 것”
정부가 지정한 ‘제주 세계평화의 섬’이 ‘군사기지의 섬’으로 변하고 있다. 1일 낮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정문 앞에서는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생명평화미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미사가 마무리되자 이번에는 레미콘차량 등 공사차량이 줄을 이어 공사장 안으로 들어갔다. 강정마을 주민들이 8년여에 걸친 반대투쟁을 해왔지만, 이날 제주도 내 2곳에선 군부대 창설식이 잇따라 열렸다.

■ 군부대 2곳 창설 이날 오후 1시30분 제주해군기지에서 제주기지전대(전대장 현창훈 대령) 창설식을 열고 본격적인 기지 운영에 들어갔다. 기지전대는 부대 경계, 계류함정에 대한 군수지원 등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제주기지전대는 해군 인력과 해병대 인력이 섞여 있던 제주방어사령부에서 301방어전대 등 해군 인력을 옮겨 창설된 새로운 부대다. 제주기지전대 창설을 시작으로 제7기동전단, 잠수함사령부 산하 잠수함전대가 차례로 제주로 이전하게 된다.

이날 오후 4시에는 제주시 연동 제주방어사령부에서 해병대 제9여단(여단장 김승호 준장) 창설식도 있었다. 제9여단은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따라 해체되는 해군 제주방어사령부의 뒤를 이어 제주도와 부속도서를 방어하고 국지도발 대비 작전과 통합방위작전 등을 수행하게 된다.

■ 주민들의 반발 강정마을회와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전국대책회의 등은 이날 낮 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는 ‘만일의 사태’, ‘불확실한 위협’을 거론하면서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정당화해왔다. 제주해군기지는 ‘불확실한 위협’을 ‘확실한 위협’으로 만드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제주기지전대 창설을 반대했다. 주민들과 활동가들은 기자회견에 이어 인간띠 잇기와 해상에서 카약 10여대에 나눠 타고 해상 시위도 벌였다.

김성환 신부는 “이제부터 싸움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했고, 조경철 마을회장은 “우리는 고통 속에 살고 있지만 계속해서 싸워 나가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이날 강정포구에서 만난 활동가 김국남씨는 “지난해 방파제 공사 이후 포구의 조류 흐름이 막히고, 부유물이 암반을 덮으면서 해산물이 보이지 않는다. 조류가 차단되면서 바다 생태가 변하고 호수가 돼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 제주 이젠 군사기지? 이삼성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교수는 지난 30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열린 ‘제주군사기지와 동북아 평화를 말한다’는 주제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제주해군기지는 과거 일본 오키나와를 보완하고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태평양 군사동맹체제에 한국이 편입하는 두가지 의미를 띤다. 미국이 유사시 제주해군기지를 이용한다면 제주는 미국 입장에서 오키나와에 견줘 중국을 견제하는 데 더욱 공격적인 위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이미 건설된 제주 강정항에 관한 한국 사회의 가장 이상적인 선택은 이 항구를 관광미항과 해양경찰대의 기지로 임무를 재정의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제주해군기지가 품고 있는 가장 큰 위험은 미·중 간의 패권경쟁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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