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공무원들이 서울시를 비방하는 온라인 기사 댓글을 작성한 것으로 드러난 8일 오후 강남구청 도시선진화담당관 사무실 건물 입구에서 직원으로 보이는 이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4명 모두 신설한 선진화담당관 소속
구청 “자발적 댓글” 해명 신빙성 의문
공무원법 위반에 모욕죄 등 가능성
새정치 “구청장 지시없인 불가한 일”
구청 “자발적 댓글” 해명 신빙성 의문
공무원법 위반에 모욕죄 등 가능성
새정치 “구청장 지시없인 불가한 일”
서울시 강남구 공무원들의 댓글은 일관되게 서울시를 깎아내리고 강남구 정책 내지 신연희 구청장과 간부를 옹호하는 데 맞춰져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8일 “사실관계 확인을 먼저 한 뒤 직접 확인이 불가능할 경우 수사 의뢰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공무원까지 동원한 민심왜곡 소설 같은 얘기군요. 진실이 아니길 바랄 뿐입니다”라고 밝혔다.
실제 댓글 행위 자체가 박원순 시장의 낙선 목적이 있는 게 입증된다면 공무원의 선거개입을 금한 공직선거법, 정치적 중립을 지키도록 한 지방공무원법을 위반한 게 된다. 공무원이 일반 시민인 것처럼 행정에 영향을 끼치려고 했단 점에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가 될 수도 있다. 내용에 따라 명예훼손, 모욕죄도 성립된다.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당은 성명을 내어 “구정의 평가는 주민의 몫인데 공무원이 업무시간에 강남구 주민으로 가장해 여론을 왜곡했다”며 “구청 특정팀 직원들의 집단적 댓글은 신 구청장의 지시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김미경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장은 “댓글공작이라는 불법행위가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 이루어졌다면 이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에 따라 엄중 처벌 받아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8일 현재까지 댓글 작업 개입 정황이 드러난 공무원은 최소 4명으로, 다들 신 구청장의 ‘전위대’ 구실을 하고 있는 도시선진화담당관 소속이다. 도시선진화담당관실은 서울시와 갈등하는 주요 사업을 전담하도록 지난 2월 신설됐다. 특히 도시계획 관련 부서에서 맡아오던 세텍 부지사업, 코엑스~잠실종합운동장 연계사업 등 업무를 떼어 맡겼다. 기술직 공무원이 서울시 인사권에 있어 미덥지 못하단 이유에서였다. 현재 선진화담당관은 일반직이다.
이러한 강남구 행정에 우호적인 강남구민들이 있지만, 그밖의 시선은 곱지가 않다. 가령 현대자동차 공공기여금 1조7000억원을 강남구에만 써야 한다는 주장에 다른 구민은 물론 ‘강남 이기주의’를 경계하는 강남 주민 사이에서도 이견이 나왔다.
특히 강남구가 지난 10월 ‘서울시로부터의 강남구 독립’을 주장하면서 보수언론의 비판도 잇따르며 더 고립되는 양상을 보였다. 당시 ‘강남구 독립’ 관련 기사의 댓글에도 강남구 공무원 아이디가 확인된다. ‘강남구, “서울시에서 독립하겠다”…부자동네의 도발’(10월7일) 제목의 기사에 선진화담당관실의 이아무개 팀장(jw28****)은 “강남구가 매년 서울시세의 15%를 서울시에 강탈당하고 있으나 지방교부세는 전무함. 서울시는 시장 공약사업을 위해 사용하려고 위법 행정을 하는 것이 정당한가???”라고 비판했다.
강남구는 “공무원 2명이 모두 자발적으로 올린 글”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강남구 내부에서조차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 한 직원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구청장이 열심히 일한 사람들한텐 분명 상을 줄 것이라면서 (서울시 반대 서명운동 등을 밀어붙였다). 그런데 전부 다 아부하고 충성하는 사람만 주변에 있다. 너무 답답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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