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먹는 하마’로 불리는 에프원(F1) 코리아 그랑프리가 3년 연속 열리지 않게 됐다.
전남도는 11일 에프원 대회 주관사인 ‘FOM(Formula One Management)’이 발표한 2016년 대회 일정에 한국이 제외됐다고 밝혔다.
내년 에프원은 3월18~20일 호주에서 시작해 11월27~30일 아부다비에서 끝날 때까지 인도·중국·러시아·스페인·미국 등지에서 21차례 경주가 열린다.
앞서 전남도는 영암 서킷에서 2010~2016년 7차례 대회를 유치했으나, 2010~2013년 4차례 연 뒤 운영 적자를 이유로 지난해부터 개최를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때문에 3차례 대회를 열지 않은 만큼 위약금을 내야 한다는 국제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FOM은 지난해 12월 말 전남도 에프원조직위원회에 2015년 한국 대회가 무산된 것은 중대한 계약사항 위반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왔다. 대회를 열려면 2014년 11월까지 FOM이 개설한 영국의 은행 계좌로 개최권료를 송금해야 하는데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공문은 위약금을 청구하거나 국제소송을 제기하기 위한 절차로 해석되고 있다. 한 해 대회 개최권료는 4500만달러(495억원) 안팎이다. 다만 2014년 대회는 양쪽의 합의로 대회를 치르지 않아 계약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에프원조직위의 법인 자산이 많지 않고 전남도가 연대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어서 FOM이 실익이 없는 국제소송을 벌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FOM이 대회 미개최를 이유로 소송을 벌인 전례는 없다. 에프원조직위 쪽은 “열악한 재정 여건을 설명하며 위약금을 최소로 줄이고, 소송까지 가지 않도록 FOM과의 협상에 공력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전남도의 에프원 대회 누적 적자는 4년 동안 1902억원에 이른다. 또, 경주장 건설비 4285억원과 대회 운영비·개최권료 등으로 8752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면서 대규모로 지방채를 발행해 미상환액이 1530억원, 도래할 이자액이 연 46억원으로 추산된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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