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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진주의료원 눈물 위에 서는 경남도 청사

등록 2015-12-15 21:44

17일 경남도청 서부청사로 바뀌는 옛 진주의료원 모습. 이날 오후 2시 서부청사 광장에서 개청식이 열리는 동안, 진주의료원을 지키기 위해 싸우다 경남도로부터 고소·고발을 당한 진주의료원 노조 조합원 등 12명은 재판을 받는다.
17일 경남도청 서부청사로 바뀌는 옛 진주의료원 모습. 이날 오후 2시 서부청사 광장에서 개청식이 열리는 동안, 진주의료원을 지키기 위해 싸우다 경남도로부터 고소·고발을 당한 진주의료원 노조 조합원 등 12명은 재판을 받는다.
지하 1층·지상 8층…2층엔 도지사실
내일 대대적 서부청사 개청식 열려
길놀이·축하연주회 등 축제 분위기
창원지법선 조합원 선고공판 ‘대조’
강제 폐업된 진주의료원 시설에 17일 경남도청 서부청사가 문을 연다. 대다수 진주시민들은 “떠났던 경남도청이 90년 만에 돌아온다”며 반기고 있지만, 진주의료원을 지키기 위해 싸우다 경남도로부터 고소·고발을 당한 진주의료원 노조 조합원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은 이날 재판을 받는다.

경남도청 서부청사 개청 업무를 총괄지휘한 최구식 경남도 서부부지사는 15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진주를 중심으로 한 서부경남은 전국 6대 낙후지역의 한곳이다. 서부청사 개청은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올바른 결정으로, 전체 경남의 건강하고 균형 잡힌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옛 진주의료원 시설은 지하 1층, 지상 8층의 본관, 말기 암 환자를 치료하는 호스피스병동, 장례식장 등 3개 건물로 이뤄져 있었다. 본관 1층엔 지난 7일 진주시보건소가 입주했다. 박유동 경남도 서부권개발본부장은 “진주시보건소 직원들은 예전보다 근무환경이 매우 좋아져 입이 귀에 걸려 있다”고 말했다.

본관 2층과 3층엔 경남도 서부권개발본부·농정국·환경산림국 등 1본부 2국이 들어간다. 도지사실과 서부부지사실은 진주의료원장실이 있던 2층에 나란히 마련됐다. 도지사실엔 홍준표 경남지사가 1996년 처음 국회의원에 당선됐을 때 받은 의로운 사람이 세상을 구제한다는 뜻의 축하글 ‘의자제세’와 모든 즐거움을 경남도민과 함께 나누겠다며 홍 지사가 올해 도정 기본방침으로 내세운 ‘여민동락’ 액자가 걸렸다.

본관 4~6층엔 공무원 교육기관인 경남도 인재개발원이 들어간다. 노인요양병원으로 사용됐던 본관 7층과 8층엔 경남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입주한다. 본관 지하엔 식당, 매점, 기계실 등이 배치됐다. 옛 호스피스병동은 인재개발원 교육생들의 숙소로 이용된다. 옛 장례식장은 보건환경연구원 실험동으로 바뀌었다. 서부청사엔 보건소 직원 130여명을 포함해 모두 460여명이 근무하게 된다. 진주시는 17일 서부청사를 거쳐가도록 시내버스 노선을 대폭 변경할 예정이다.

경남도는 17일 오후 2시 서부청사 광장에서 개청식을 연다. 본행사에 앞서 오후 1시30분엔 길놀이, 진주시립교향악단 공연, 대북 공연 등이 펼쳐진다. 이미 경남도청 서부청사 주변 곳곳엔 ‘경상남도의 큰 선물 감사합니다’ ‘경남도청 90년 만의 귀환을 환영합니다’ 등 펼침막이 내걸려, 서부청사 개청 축하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하지만 경남도청 서부청사 개청식을 하는 동안 창원지방법원에선 경남도청 별관 옥상 송신탑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이는 등 진주의료원을 지키기 위해 싸우다 경남도로부터 고소·고발당한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조합원과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12명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이 열린다. 이들 가운데 5명의 변호를 맡고 있는 박미혜 변호사는 “이들이 왜 점거를 했는지, 왜 시위를 벌였는지 등 문제의 본질은 사라지고, 오직 이들의 행위만 따져서 법정까지 왔다는 것이 안타깝다. 법이 아닌 사회적 합의로 풀어야 할 문제였다”고 말했다.

2013년 강제폐업으로 직장을 잃은 진주의료원 직원 대부분은 여전히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상당수는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박석용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진주의료원지부 지부장 등 조합원 4명은 민주노총 진주지역지부로 노조사무실을 옮겨 진주의료원 재개원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박 지부장은 “홍준표 지사의 정치적 욕심 때문에 진주의료원이 강제폐업되고, 그 시설에 경남도청 서부청사가 들어서는 것을 보면 한마디로 씁쓸하다. 진주의료원이 당장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져도 역사 속에서는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머지않아 진주지역에 옛 진주의료원 같은 공공병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모든 시민들이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도청은 1896년 경남 진주시에 처음 문을 열었다. 이후 일제강점기인 1925년 부산으로 옮겨갔다가, 1983년 경남 창원시로 옮겨 현재까지 머무르고 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2012년 12월 도지사 보궐선거에 출마하며 경남도청 서부청사의 진주 개설을 공약했다.

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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