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476명 노동생활환경 조사
“귀국뒤 한국 드라마 권유” 74%
“돌아가도 한국제품 구입” 81%
“귀국뒤 한국 드라마 권유” 74%
“돌아가도 한국제품 구입” 81%
한국에서 일하다 본국으로 돌아가는 이주노동자가 한류 수출의 역군이 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남이주민노동복지센터는 “18일 ‘세계 이주민의 날’을 앞두고 경남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 476명을 대상으로 노동생활환경 실태조사를 했다”고 17일 밝혔다.
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에 대한 인상이 입국 전보다 좋아졌다는 응답은 49.8%로, 나빠졌다고 대답한 15.1%에 견줘 3배 이상 많았다. 한국 생활에 대한 만족도 역시 만족한다는 응답이 42.4%로 불만족스럽다(7.1%)의 6배에 이르렀다.
한국 음악·드라마·방송·영화·제품에 대한 선호도를 묻자 전체 응답자의 45.8%가 ‘좋아한다’고 답해 ‘좋아하지 않는다’(9.7%)는 대답에 견줘 5배 가까이 많았다. 전체 응답자의 80.7%는 본국에 돌아간 뒤에도 한국 제품을 구입할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73.6%는 ‘주변 사람들에게 한국 음악·드라마·방송·영화·제품을 권유할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귀국한 뒤 계획으로는 사업을 하겠다는 응답이 41.4%로 가장 많았으나, 한국에 다시 가서 일하고 싶다(15.3%), 모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취업하고 싶다(5.5%) 등 한국 업체에서 일하고 싶다는 응답이 20.8%를 차지했다.
한편, 이들의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10.54시간으로 조사됐다. 월평균 임금은 180만4520원으로 나타났으나, 합법 취업자는 176만2101원으로 미등록 불법 취업자(195만1382원)보다 적게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월평균 생활비는 30만원 초과~50만원 이하가 28.6%로 가장 많았다. 생활비 외의 돈은 대부분 본국으로 송금하는데, 월평균 송금액은 116만60원으로 조사됐다.
현 고용허가제도에 대해 가장 불만인 것은 자율적 사업장 변경 금지(18.5%), 상여금 등 한국인과 동등한 권리 미보장(12.4%), 가족 동반입국 금지(8.6%), 사업장 변경 횟수 제한(7.8%) 등의 차례로 나타났다.
경남이주민노동복지센터는 “한류 수출과 관련해 이주노동자의 영향력이 매우 큰 것으로 확인된 만큼, 정부 차원의 이주노동자 귀국 지원 프로그램 마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먼저 고용노동부와 법무부로 나뉘어 있는 외국인력 관련 정부 업무를 한곳으로 묶어 중장기적인 외국 노동인력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0월말 현재 한국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는 127만명에 이른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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