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에 스케이트장 개장
10년 가까이 운영해왔는데
시의원 “주차 외 사용은 불법”
난감한 성남시, 법률자문 의뢰
10년 가까이 운영해왔는데
시의원 “주차 외 사용은 불법”
난감한 성남시, 법률자문 의뢰
연평균 12만3955명, 누적 74만3734명에 달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이용해온 경기도 성남시의 야외 스케이트장과 눈썰매장이 문을 닫을 위기다. 겨울철마다 10년 가까이 한시적으로 운영돼 왔는데, 최근 ‘주차장법 위반’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성남시는 지난 12일 시청사 부설 주차장 164면(3240㎡) 위에 야외 스케이트장(1620㎡)을 개장했다. 성남종합운동장 부설 주차장 100면에도 슬로프(너비 18m, 길이 51m) 2개를 갖춘 눈썰매장이 함께 문을 열었다. 이들 시설은 2008년부터 시가 재정 위기를 겪던 2010년을 빼고는 해마다 탈 없이 어린이들의 겨울 레포츠시설 구실을 톡톡히 해왔다.
하지만 최근 성남시의회 안극수 의원(새누리당)은 시정 질의를 통해 이들 시설의 ‘위법성’을 도마에 올렸다. 그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시민이라는 이름을 볼모로 앞세워 법과 질서를 어기고 불법인 편익시설을 설치·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주차장법상 부설 주차장은 다른 용도로 사용하면 안 된다는 규정을 내세웠다. 이 규정대로라면, 이 시설은 당장 중단·철거해야 한다. 법을 어기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시는 마땅한 대체부지가 없고,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시설을 당장 폐쇄할 수 없어 고민하다 최근 변호사 자문을 의뢰했다. ‘놀고 있는’ 주차 공간을 활용해 시민 편의 시설로 쓸 수 있는지를 따져달라는 것이다. 시청 실제 주차면 수는 1100면, 종합운동장은 850면으로, 이는 법정 주차면 수(시청사 551면, 운동장은 383면)보다 두 배 이상 많다. 또 시청 주차장은 애초 설계 때 ‘프로그램 주차장’으로 분류돼 자매도시 농산물 장터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지만, 여태껏 불법 시비는 없었다.
한편, 최근 입법 예고된 주차장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에는 ‘주차장의 일부를 기간을 정해 일시적으로 주차장 외의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 용도 변경이 가능하다’고 규정돼 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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