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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희망씨앗’의 진화…내년 40개로 확대

등록 2015-12-28 09:00수정 2015-12-28 09:06

“과연, 고잔1동 평화마을에 평화가 찾아올까요?”

경기 안산시 단원구 고잔1동 평화마을은 다세대 주택 300∼400가구가 촘촘하게 들어선 마을이다. 세월호 참사로 학생들이 희생된 단원고 후문과는 걸어서 불과 5분 거리다.

희망씨앗 마을간사로 일하며 행정기관과 주민들 사이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주민 전연주(44·여)씨는 “희망마을을 해보자는 말에 주민들이 처음에는 ‘살기도 힘든데 왜 이런 것을 해서 우리를 피곤하게 하냐’며 굉장히 썰렁했다”고 말했다.

안산시희망마을사업단 김도훈 단장과 전연주 간사를 비롯한 3명의 ‘희망씨앗’ 간사들, 희망씨앗 회원들이 세월호 집중피해지역인 고잔1동, 와동, 선부3동 등의 주민들을 만나 설득했고, 희망마을을 만드는 워크숍과 마을답사, 동네 문제점 알기, 주민들이 원하는 마을과 우선적으로 해야할 사업의 순위를 정하는 토론이 이어졌다.

희망씨앗 마을간사인 주민 최효주(43)씨는 “희망씨앗이 마을별로 활동을 하면서 마을에 활기를 주고 주민들간 교류도 생기기 시작했다. 점차 주민들이 서로 정보도 공유하고 함께 워크숍도 하면서 ‘마을만들기가 어려운게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네’라며 희망마을 만들기에 대해서도 점차 호의적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평화마을은 ‘평화맘 모임’ 등 고잔1동 희망씨앗들과 이곳 주민들이 이러한 긴 과정을 거쳐서 살고 싶은 자신들의 마을에 붙인 이름이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마을의 4가지 꿈을 그려냈다. 주민들의 원하는 마을의 꿈은 ‘놀이터를 바꿔요’ ‘골목길을 바꿔요’ ‘헌옷 수거함을 바꿔요’ ‘우리 동네에 숲속 공원이 생긴다면?’이었다.

지난 12일 안산시청에서 39개의 희망씨앗과 300여명의 주민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희망씨앗 마을을 꿈꾸다’에서는 평화마을을 비롯해 10개의 마을만들기 계획이 발표됐다. 주민참여형 희망마을 만들기였다.

‘고와선(고잔1동, 와동, 선부3동 등 세월호 집중피해지역)’이 행정구역을 중심으로한 구분인 반면 10개의 마을만들기 계획은 고잔1동 등 세월호 집중피해지역 3개동을 10개의 주민 생활권을 기준으로 나눠 이뤄졌다.

안산시희망마을사업단 김도훈 단장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그려낸 살고 싶은 마을을 만들기 위한 사업 중에서 공동체 활동 관련 사업은 자체 예산을 갖고 지원하고 안산시의 행·재정적 지원이 필요한 경우 행정협의체를 통해 해당 마을의 사업을 알려주어서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희망씨앗은 진화하고 있다.

내년도에 희망씨앗은 40개로 확대되고, 세월호 참사가 남긴 지역 공동체의 가치 회복을 위해 다양한 사업도 시도된다. 주민들이 주도하는 안삼마을 만들기와 자투리 공원과 폐놀이터 등을 활용해 주민이 가꾸고 세대가 만나는 공유공간의 조성사업, ‘고와선’ 지역에 세월호 피해 학생들의 즐거운 추억이 남아 있는 기억의 공간장소 찾기도 있을 예정이다.

제종길 안산시장은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희망마을 만들기 사업이 세월호 피해지역의 ‘희망의 불씨’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아픔과 상처로부터 공동체 회복을 위한 희망마을이 확산되는 이유는 뭘까?

지역사회연구원 김성균 소장은 “주민과 세월호 유가족, 관련 시민단체들을 각각 수시간씩 만나 인터뷰하면서 솔직히 높은 시민의식에 깜짝 놀랐다”고 털어놨다. 전국 다른 어느 곳 보다도 안산지역은 경실련과 안산기독청년회 등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오래전부터 마을만들기를 해온 경험이 축적되어 있었다. 그러나 세월호라는 대형 참사는 행정기관은 물론 이들 시민사회단체에게도 처음이었다. 여기에 정부는 물론 안산시 등 행정기관의 관심도 달랐고, 지역내 주민들의 이해관계도 서로 충돌했지만, 잠재된 안산지역의 시민의식이 희망마을 만들기를 통해 분출됐다는 설명이다. 안산/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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