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노인병원 새 운영자에 대전의명의료재단…해고노동자 60명 복직소망 이뤄질까

청주시노인전문병원 해고 노동자들이 지난 24일 병원 민간운영위탁 심사에 앞서 청주시청 앞에서 병원 정상화를 촉구하는 푯말시위를 하고 있다. 이들은 28일까지 236일째 천막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시 “4년간 사업자로 뽑아”
“내년 2월 병원 개원”
노동자들 236일째 시청앞 농성
의명재단쪽 “다각도로 검토”

파행을 거듭한 충북 청주시노인전문병원의 새 민간위탁운영자(수탁자)가 선정됐다. 청주시청 앞에서 236일째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 이 병원 노동자들이 다시 일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청주시는 대전 의명의료재단을 4년 동안 청주시 노인전문병원을 운영할 민간위탁운영 사업자로 뽑았다고 28일 밝혔다. 의명의료재단은 대전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대전병원(133병상), 대전마음편한병원(180병상), 보은 연세병원(231병상) 등을 운영하고 있는 의료법인이다. 의명의료재단은 지난 24일 청주노인전문병원 민간위탁운영 적격 심사위원회가 벌인 △병원 운영 경력 △재무구조 △병원 인수·투자·운영·인력 계획 △사업계획 평가에서 고른 점수를 받았다. 청주노인병원을 관리하고 있는 청주 서원구 보건소는 28일 오후 보건소에서 의명의료재단 쪽과 수탁 협약, 병원 인수와 재개원 등에 관한 협의를 진행했다. 이상섭 서원구 보건소장은 “다음달 안에 수탁 협약을 하고, 내년 2월께 병원을 개원하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수탁자 선정과 함께 재개원이 추진되면서 지난 5~6월 병원 파업·폐업 과정에서 해고된 노동자 60명이 다시 병원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들은 청주시청 앞에 천막을 치고 날마다 출퇴근 시간에 맞춰 푯말시위를 하는 등 236일 동안 병원 정상화를 주장하고 있다. 지난 6월 2차 공모에서 수탁자로 뽑힌 청주병원은 노동자 고용 승계 문제로 마찰을 빚다가 수탁을 포기한 바 있다.

이 노동자들은 이날 집회에서 “청주시민의 자산인 시립병원 문제 해결은 의료공공성을 강화할 수탁자 선정과 더불어 해고 노동자 복직에 있다. 시가 노동자 고용 승계 보장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진아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무국장은 “노인병원 사태의 1차 책임은 시가 제대로 관리·감독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가 법적 책임을 떠나 시민과 공공의료를 살리는 차원에서 고용 승계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소장은 “병원 폐원과 함께 노동자 지위를 상실해 법적으로 고용 승계라는 말은 맞지 않는다. 다만 시는 수탁자 쪽에 일할 수 있는 청주시민을 많이 고용해 달라는 부탁을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의명의료재단 쪽은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으며, 지금은 뭐라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글·사진 오윤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