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수십억 떼고 하도급 준 의혹
시 “의혹 풀릴때까지 공사 추진 중단”
시 “의혹 풀릴때까지 공사 추진 중단”
대구시가 29일 대구도시철도 스크린도어 입찰 과정에 대해 외압이 있었다는 시민단체의 의혹 제기에 따라 특별감사에 들어갔다.
대구시는 이날 “대구도시철도 2호선 역사 22곳의 스크린도어 설치 공사업자로 선정된 현대로템㈜이 233억원에 공사를 낙찰받았는데, 중간에서 수십억원을 떼고 하도급을 줬다는 의혹이 제기돼 집중 감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경배 대구시 감사관은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공사 추진을 중단한다. 또 현대로템이 의혹에 대해 구체적인 소명을 다 하지 못하면 계약해지도 검토하고 있다. 감사 기간은 대략 한달쯤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이런 의혹 외에도 대구도시철도공사의 스크린도어 설치사업 전반에 대해 발주, 계약, 하도급 업체 선정 과정을 강도 높게 조사할 방침이다. 시는 상설감사장을 설치해 감사 과정을 모두 공개할 예정이며, 시민들과 시민단체, 언론기관의 제보도 받을 계획이다. 필요하면 전문가와 교수 등이 참여하는 ‘스크린도어 안전성 검증위원회’를 꾸려 자문을 거치기로 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지난달 2일 공개입찰을 통해 도시철도 1호선 역사 27곳의 스크린도어 공사는 285억원에 현대엘리베이터㈜, 2호선 역사 22곳의 스크린도어 공사는 233억원에 현대로템 등에 맡겼다.
이와 관련해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대구안실련)은 “세계적으로 시스템의 안전 수준을 평가하는 수단인 ‘안전무결성 수준’(SIL)을 갖춘 업체를 선정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대형참사를 겪은 대구지하철이기에 더욱 안전을 중시해야 하지 않느냐. 이해할 수 없다”며 입찰 과정에 의혹을 제기했다.
김중진(57) 대구안실련 사무총장은 “대구도시철도공사가 입찰에 부칠 때 입찰 조건에 안전기준을 포함시키는 걸 빼먹었다. 그래서 설계 능력도 없는 업체가 선정되는 결과가 빚어졌다. 대구시 감사에서 이 부분이 집중적으로 조사돼야 한다”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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