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마당
대한민국은 ‘골프 공화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곳곳에 골프장이 넘쳐난다. 경제활성화와 세수 증대라는 명목으로 정부에서 온갖 규제를 풀어줬고 자치단체는 경쟁적으로 골프장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골프장이 늘어난 만큼 골프 인구는 늘어나지 않았고 정부와 자치단체가 주장했던 경제효과는 발생하지 않았다. 오히려 회원권 값은 반토막이 나고, 망하는 골프장이 줄을 잇고 있다.
업자들의 욕심이 부른 과잉공급으로 망해가는 골프장은 어쩔 수 없지만 주민들이 그동안 당했던 고통과 피해가 너무나도 심각하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이고 누구든지 스포츠를 즐길 권리가 있지만 골프장은 좀 얘기가 다르다. 소수를 위한 골프장 건설 때문에 너무나 많은 사회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토지를 강제 수용당하고 조상의 묘지까지 훼손당한다. 골프장 건설로 인한 환경파괴는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다. 지극히 사적인 이익을 위해 공적인 가치를 침해하고 주민의 생존권마저 빼앗는 참으로 이상한 나라다.
‘이상한 나라의 이상한 골프장’ 조성이 강원 춘천에서도 추진되고 있다. 춘천시 혈동리 신도골프장 얘기다.
골프장 공사를 진행하던 사업자의 부도로 공사현장이 5년 넘게 방치되어 있고, 사업자는 사업을 진행할 의지도 능력도 없어 사업포기각서까지 썼다. 사업부지는 경매와 공매로 모두 넘어가 사업자가 지닌 땅은 단 한 평도 없다. 누가 봐도 사업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전혀 없지만 허가권자인 춘천시는 어찌된 일인지 사업을 계속 연장해주고 있다.
주민들은 토지를 강제로 수용당해 정신적·물질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봤고 6년 넘게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에는 사업자가 계획을 승인받은 날부터 6년 이내에 착공해야 하고, 기간을 지키지 못하면 취소하도록 명시돼 있다. 신도골프장 추진은 이미 6년이 지난 상황이지만 춘천시는 사업자의 요구에 따라 사업 재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법조차 지키지 않는 춘천시의 행정에 답답함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
봐주기 행정을 반복하고 있는 춘천시에 묻는다. 누구를 위해 골프장을 추진하려고 했던 것인가? 춘천시가 주장했던 경제활성화와 세수 증대는 물 건너가고 주민피해와 환경피해만 키우고 있는 사업이라면 취소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법에 정해진 기간까지 무시해가면서 사업 재추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골프장 사업을 다시 연장해주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이제는 최동용 춘천시장이 직접 나서 신도골프장 문제를 해결하고 이상한 행정이 반복되지 않도록 조처하라.
유성철 춘천시민연대 사무국장
유성철 춘천시민연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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