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심의·건축 심의 건너뛰고
근대건축물 보존 약속받고 내줘
“절차 무력화 전례” 특혜성 논란
근대건축물 보존 약속받고 내줘
“절차 무력화 전례” 특혜성 논란
서울 중구 소공로 옆, 소공동 112-9번지 일대에 초대형 호텔을 짓겠다는 부영그룹의 사업계획이 30일 승인됐다. 이로써 부영은 관광호텔 용적률 특례를 받아내 커다란 이득을 챙기게 됐다.
중구 관계자는 이날 “부영이 토지 소유·사용권이나 자금조달능력 등 관광진흥법상의 요건을 충족해 사업계획승인을 내줬다”고 밝혔다. 부영 입장에선, 올해 말 일몰되는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용적률 특례를 받으려면 반드시 이달 내 사업승인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이는 보통 사업승인 이전에 거치는 문화재 현상변경 심의와 건축 심의 절차를 건너뛴 것이라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는 지난 10월30일 주변 1930~60년대 근대건축물을 헐고 호텔을 짓겠다는 부영의 계획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비판 여론이 커지자 뒤늦게 시는 근대건축물 보존 쪽으로 입장을 틀어 도시건축공동위원회 결정 내용을 부영 일정에 맞게 공시해주는 대신 부영은 근대건축물을 보존하기로 약속했고, 중구는 문화재 현상변경 심의 등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승인을 해주게 됐다.
이 과정에서 비롯된 부작용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건축사가이자 문화재위원인 안창모 경기대 교수는 “문화재 현상변경 심의 등의 절차를 사실상 무력화하는 전례를 만든 셈”이라고 지적했다. 부영만 비정상적으로 큰 이득을 얻게 될 가능성도 있다. 2012년 삼환기업으로부터 이 터를 매입한 부영은 용적률 특례로 땅값을 크게 올릴 수 있게 됐다. 만약 이 터를 다른 기업에 팔 경우 부영은 근대건축물을 볼모로 시세차익만 얻게 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실제 부영 쪽은 한 기업에 매각 의사를 타진한 적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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