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활 도시철도공사 사장 등 불러
현대로템이 하도급 넘긴 경위 따져
“공사도 안하고 낙찰…계약해지” 요구
철도 “문제 드러나면 계약취소할 것”
현대로템이 하도급 넘긴 경위 따져
“공사도 안하고 낙찰…계약해지” 요구
철도 “문제 드러나면 계약취소할 것”
대구시가 대구도시철도 스크린도어(승강장 안전문) 입찰 의혹에 대한 특별감사에 나선 데 이어, 대구시의회도 긴급회의를 열어 공사업자로 선정된 현대로템㈜이 56억원을 떼고 하도급을 준 경위를 집중적으로 따지고 나섰다.
대구시의회 경제교통위원회는 5일 회기 중이 아닌데도 긴급회의를 열어 홍승활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 등 관계자들을 출석시킨 가운데 “대구시가 2호선 역사 22곳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는 공사를 입찰금액 233억원에 현대로템에 맡겼다. 하지만 현대로템은 중간에서 56억원을 떼고 ㅅ업체에 하도급을 넘겼다”며, 이에 대한 구체적 경위를 추궁했다.
김창은 대구시의원(새누리당·수성)은 “직접 공사를 하지도 않을 업체가 낙찰을 받아 56억원이나 떼고 하도급을 줬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현대로템 쪽과 계약을 해지할 의향은 없느냐”고 따졌다. 또 김 의원은 “사업비 285억원에 1호선 역사 27곳의 스크린도어 설치공사를 맡은 현대엘리베이터㈜도 이런 방법으로 하도급을 준다면 어떻게 대처하겠느냐”고 물었다.
조재구 대구시의회 경제교통위원장(새누리당·남구)은 “대구는 10여년 전 엄청난 지하철 참사를 겪은 곳이다. 어느 지역보다 안전을 중시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현대로템의 하도급은 적지 않은 문제가 있다. 하도급업체가 공사 설계도의 일종인 시방서까지 작성한다는 말을 들었다. 관련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조 위원장은 이어 “현대로템이 통째로 하도급을 준 상태에서 공사가 끝난 뒤 하자보수는 어떻게 되느냐. 지금이라도 로템과 계약해지 할 가능성은 없느냐”고 물었다.
최재훈 대구시의원(새누리당·달성)도 “대구도시철도공사가 하도급업체를 관리·감독할 수 없다는 것을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지금이라도 감독 매뉴얼을 만들어야 하지 않느냐”고 다그쳤다.
이에 대해 대구도시철도공사 홍 사장은 “특별감사를 시작하기 전 대구시 감사관이 감사 과정에서 하도급 관련 문제가 드러나면 현대로템과의 계약을 취소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적이 있다. 도시철도공사도 현대로템에 이런 내용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김영진 대구도시철도공사 기술본부장은 “지침이나 내규를 만들어서라도 하도급업체를 관리할 수 있도록 안전대책을 세우겠다. 특히 현대엘리베이터가 하도급을 준다면 그 진행 과정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1일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은 성명을 내어 “대구도시철도 역사의 스크린도어 입찰은 안전인증을 고려하지 않은 채 진행됐고, 공사낙찰을 받은 현대로템은 중간에서 56억원을 떼고 하도급업체에 넘겨줬다”고 폭로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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