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용문화제 주최쪽 협찬받고 업체에 부스 배정
문화축제 행사장에 웬 아파트 분양 홍보?
울산의 대표 축제인 처용문화제 주최 쪽이 행사비를 협찬받는 조건으로 아파트 업체 두 곳에 분양 홍보용 부스를 배정해 입길에 오르고 있다.
처용문화제 추진위는 지난 15일부터 시작해 19일까지 여는 제39회 처용문화제 행사장인 남구 옥동 울산체육공원에 문화체험·전시 등을 위해 설치한 부스 120여개 가운데 2개를 ㅇ사, ㅋ사 등 건설회사 두 곳에 하나씩 배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추진위는 16일 오후 2시 거리행진 때 선보인 대형 처용탈 제작비용 2000만원을 이들 건설회사에서 협찬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건설회사들은 행사장에 아파트 브랜드를 적은 펼침막을 설치하고, 배정받은 부스에서 최근 분양에 들어간 아파트의 홍보물을 나눠주고 있으며, 공개한 본보기 주택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다며 현장을 찾은 시민들을 마구 부스로 끌어들이고 있다.
행사장을 찾았던 박아무개(36·여·남구 삼산동)씨는 “문화체험 등의 부스로 가득한 곳에서 아파트 업체들이 버젓이 분양 홍보를 하는 것을 보고 의아하게 생각했다”며 “축제의 이미지를 흐릴수 있는 협찬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처용문화제 추진위 관계자는 “아파트 업체에서 부스 제공을 조건으로 협찬을 먼저 제안해 부족한 예산을 마련하려 받아들였다”며 “내부 평가를 거쳐 문제가 있는 부분은 내년부터 시정하겠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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