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우리 손으로 뽑은 ‘직선제 총장’ 지키자” 부산대 교수들 급여 13억원 갹출

등록 2016-01-11 21:32

교육부, 간선제 요구 ‘국비 삭감’ 맞서
“학생들에 피해 막자” 고통분담 자처
대학본부 호소…교수회도 예산 내놔
부산대 교수들이 직선 총장을 뽑았다는 이유로 국비를 삭감한 교육부에 맞서 급여 일부를 내놓는다. 총장 직선제를 요구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현철 국어국문학과 교수의 뜻을 받들고 국비 삭감 때문에 학생들이 입을 피해를 막기 위해 고통 분담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부산대는 11일 재정위원회를 열어 “교육부가 지난해 지원을 약속했다가 삭감한 18억7300만원 가운데 5억2600만원(28%)은 다른 사업을 축소해서 절감한 예산 등으로 충당하고 나머지 부족액 13억4700만원(72%)은 교육비로 마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교육비는 교수들한테 지급되는 급여의 일부인데 부산대 전체 정규직 교수 1200여명의 1월치 급여가 120여만원씩 줄어드는 것이다.

지난해 교육부가 부산대에 사업비를 주기로 했다가 일부 삭감한 사업은 대학특성화사업(CK)과 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사업(ACE사업)이다. 대학특성화사업은 지난해 부산대에 48억25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으나 7억2375만원을 삭감했다. 2014년 대학특성화사업 공모 때 국립대가 간접선거로 총장을 뽑으면 2.5점을 부여했는데 부산대가 지난해 11월 법인화된 서울대와 인천대를 뺀 전국 4년제 국립대 38곳 가운데 유일하게 전체 교수와 교직원·학생 대표가 투표해 총장을 뽑자 2.5점을 감점한 것이다. 대학특성화사업비를 지원받는 4년제 대학 108곳 가운데 2차 연도인 지난해 지원금을 삭감당한 곳은 부산대뿐이다.

교육부는 또 지난해 부산대에 지원한 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사업비 22억9700만원 가운데 11억4850만원을 삭감했다. 총장 직선제 여부가 평가항목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부산대 쪽은 총장 직선이 예산 삭감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부산대 대학본부는 지난 8일 전체 교수들한테 교육부의 사업비 삭감과 관련해 고통 분담을 요청하는 전자우편을 안홍배 총장 직무대리(부총장) 명의로 보냈다. 안 부총장은 전자우편에서 “교육부가 삭감한 예산은 장학금, 국외파견, 취업지원 등 학생들을 위한 것이다. 삭감액만큼 재원을 시급히 확보해야 한다”며 동참을 호소했다.

부산대 교수회도 대학본부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교수회는 8일 임원회의를 열어 회의수당 등 교수회 예산 가운데 일부를 대학본부에 전달하기로 했다. 전병학 부산대 교수회장은 “학생들한테 피해가 가지 않도록 고통 분담에 교수들이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대학본부 쪽에 원천징수보다는 급여를 지급한 뒤 자율 반납하는 형식 등을 건의했다”고 말했다.

부산대는 2012년 교육부의 재정지원 중단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간선제로 바꿨으나, 고 교수가 지난해 8월 스스로 목숨을 끊자 지난해 11월 직선 총장 후보 2명을 뽑아 교육부에 추천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간선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혀 직선제를 요구하는 국립대와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