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캠퍼스 교수·학생
충북대와 부분통합 요구
“충북대와 협의 마쳐…막지마라”
대학본부 “근거없다…불가”
학과 축소·시설 미비로 불만
학생들 “학교는 늘 예산타령만”
충북대와 부분통합 요구
“충북대와 협의 마쳐…막지마라”
대학본부 “근거없다…불가”
학과 축소·시설 미비로 불만
학생들 “학교는 늘 예산타령만”
한국교통대가 충북대와 통합 문제를 놓고 심한 내부 갈등을 겪고 있다. 교통대 증평캠퍼스 학생 20여명은 19일 밤부터 교통대 총장 비서실에서 ‘갖기는 싫고 남 주긴 아깝냐’ ‘폐과시킬 땐 언제고 안 보내는 나쁜 심보’라고 쓴 손팻말을 들고 충북대와 통합, 학습권 보장 등을 요구하다 20일 오전 김영호 총장과 면담한 뒤 해산했다. 학생들은 이 자리에서 오는 29일 증평캠퍼스에서 총장 등 대학 관계자, 증평캠퍼스 교수·학생 대표 등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제안했다. 학교 쪽은 토론회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앞서 학생들은 지난 6일 성명서를 내어 “증평캠퍼스 학우들은 충북대와 통합을 통해 제대로 된 환경에서 교육받기를 원하며, 총장·교수들은 학습권 수호를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해 통합을 추진해달라”며 충북대와의 부분통합을 공식 요청했다.
증평캠퍼스 8개 학과 교수 38명 가운데 34명도 충북대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신동민 증평캠퍼스 교수 대표(응급구조학과)는 “대학 본부는 2006년 1차 통합 당시 증평캠퍼스를 보건·생명 분야로 특성화하겠다고 했지만 최근 구조개혁 과정에서 유아특수교육과를 없애고 일방적인 학과 통폐합에 나서는 등 증평캠퍼스 죽이기에 나섰다. 증평캠퍼스는 한마디로 교통대가 버리는 카드”라고 비판했다. 신 교수는 “충북대는 병원을 중심으로 보건·의료·생명·교육 분야 학생들의 학습환경이 뛰어나 차라리 충북대와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충북대와 실무 협의에서 학과·학생 정원 유지, 교수·조교 신분 전환 등의 합의까지 마친 상태다. 학교는 더 이상 충북대와 통합을 막지 말라”고 요구했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교통대 증평캠퍼스의 한 학생은 “우린 지금 교양과목 수강을 위해 충주캠퍼스까지 가야 하고, 변변한 영어 강좌가 없어 학원 수강을 하려면 청주까지 나가야 한다. 식당 등 각종 편의시설 등은 대학이랄 수도 없어 학교 쪽에 개선을 요구하지만 늘 예산 타령만 한다. 그래서 충북대와 통합을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호상 교통대 교무처장은 “대학과 대학이 아닌 대학 캠퍼스와 대학 간 부분통합은 근거도, 선례도 없어 불가능하다. 증평캠퍼스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교통대 전체를 위한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다만 증평캠퍼스 학생 등의 소외·불편·교육환경 문제 등은 점차 개선해 나가겠다. 장기적으로 증평캠퍼스 마스터플랜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교통대는 2006년 청주과학대(증평)와 충주대(충주) 간 1차 통합에 이어, 2012년 한국철도대(경기 의왕)와 2차 통합을 통해 출범했다. 교통대는 지난해 말부터 충주캠퍼스의 학과 35개를 16개로 줄여 스마트 항공·자동차와 교통물류정보시스템으로 특성화하고, 증평은 11개에서 5개로 줄여 교통약자·보건 특성화, 의왕은 6개에서 2개로 줄여 미래 철도 분야로 특성화하는 것을 뼈대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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