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김만식 회장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운전기사 폭행 등으로 물의를 빚은 김만식 몽고식품 명예회장이 28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팔용동 몽고식품 창원공장 강당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2015.12.28 seaman@yna.co.kr/2015-12-28 14:19:53/
직원들에게 폭언과 구타를 일삼는 등 ‘슈퍼 갑질’로 물의를 빚은 김만식(76) 몽고식품 전 명예회장이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남 마산중부경찰서는 21일 “한 시민단체가 김 전 명예회장을 폭행 혐의로 고발함에 따라 김 전 명예회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에 앞서 김 전 명예회장에게 폭행을 당한 몽고식품 직원들에 대한 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3시께 변호인과 함께 경찰에 출석한 김 전 명예회장은 취재진에게 “면목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성실히 조사 받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이미 김 전 명예회장과 합의를 하고, 경찰에 ‘김 전 명예회장에게 폭행을 당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따라서 반의사불벌죄인 폭행죄로는 김 전 명예회장을 처벌할 수 없지만, 상습폭행죄를 적용하면 처벌할 수 있다. 김 전 명예회장에게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5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는 상습폭행죄를 적용할 수 있을지 검찰과 함께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명예회장의 ‘슈퍼 갑질’은 그의 운전기사로 일했던 안아무개(43)씨가 상습적으로 욕을 먹고 구타를 당하다 권고사직까지 당했다며 지난 연말 언론에 제보하면서 알려졌다. 이후 몽고식품에 근무하다 그만둔 여러 사람이 김 전 명예회장에게 당한 부당함을 잇따라 폭로하면서, 그가 오래 전부터 여러 직원들을 상대로 ‘슈퍼 갑질’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사태가 갈수록 확산되자 그는 지난달 24일 대국민사과를 하고 명예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간장 제조업체인 몽고식품은 일제강점기인 1905년 일본인 야마다 노부스케가 경남 마산시 자산동에 문을 연 야마다장유양조장에서 출발했다. 1945년 해방 직후 야마다장유양조장 공장장이었던 김 전 명예회장의 아버지가 이 업체를 인수해 다음해 몽고장유양조장으로 이름을 바꿔 운영했다. 김 전 명예회장은 1971년 기업을 물려받아 경영했으며, 1987년 몽고식품으로 회사 이름을 바꿨다. 현재는 김 전 명예회장의 아들이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하고 있다. 창원/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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