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한달 두번씩 단양 가는 ‘어르신 눈 지킴이’

등록 2016-01-26 21:15

김영훈 가톨릭대 의대 교수가 진료를 하고 있다. 사진 단양군청 제공
김영훈 가톨릭대 의대 교수가 진료를 하고 있다. 사진 단양군청 제공
김영훈 가톨릭대 의대 교수
둘째·넷째 목요일에 의료 봉사
가톨릭대 의대 김영훈(51·안과) 교수는 매달 두번째·네번째 목요일마다 새벽 5시30분 집을 나선다. 서울 청량리역에서 출발하는 단양행 6시40분발 기차를 타기 위해서다. 2시간10분 남짓 덜컹거리는 기차에서 내려, 9시께 허겁지겁 단양보건소에 닿으면 이미 10여명의 촌로는 새벽밥을 먹고 와 그를 기다린다. 지난해 4월부터 이어진 그만의 목요일 단상이다.

충북 북부 농산촌 단양은 ‘안과 없는 마을’이다. 노인들은 눈이 아프면 병원에 가기보다 참는 게 일상이 됐다. 가톨릭대 국제의료봉사기관 의료협력본부, 실명재단, 안산외국인진료소 등에서 봉사하고 있는 그는 단양의 사정을 전해 듣고 안과 왕진을 시작했다. 단양군 보건소는 간단한 안과 치료 장비를 갖춘 뒤 김 교수를 맞고 있다.

“아픈 이들이 많은 곳을 너무 늦게 알았다는 자책이 들 정도다. 무엇보다 간단한 치료로 해결할 수 있는 질환인데 시기를 놓쳐 병을 키운 환자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그는 아침 9시에 도착해 오후 3시까지 90여명의 환자를 돌본다. 지금까지 1800여명을 진료했다. 병력·진료기록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를 손보고 오후 4시30분께 다시 기차를 타고 서울로 향한다. 차를 놓친 적도 있다.

그는 장비 등의 부족으로 진료가 어려운 홀몸노인은 병원으로 옮겨 무료 진료하는 것도 추진하고 있다. 다음달부턴 사시를 앓고 있는 조아무개(8)양을 학교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할 참이다.

“단양에선 ‘원장님’ ‘선생님’ ‘아저씨’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그만큼 치료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못했고, 또 그만큼 저와 의료진을 기다린다는 뜻이다. 그래서 단양이 기다려진다.” 그는 오는 28일 단양행 새벽 기차를 탄다.

오윤주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