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담담
토박이와 다르게 사는 ‘신제주인’
지역성·삶의 풍경도 변화시킬 것
도, 양적·질적 변화 과도기 직면
부동산 안정·환경보전 등 해결해야
토박이와 다르게 사는 ‘신제주인’
지역성·삶의 풍경도 변화시킬 것
도, 양적·질적 변화 과도기 직면
부동산 안정·환경보전 등 해결해야
2010년은 제주 사회에 큰 변화가 시작된 시점이어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순유출 인구수보다 순유입 인구수가 급속히 증가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또 부동산 투자이민제가 도입되면서 중국 자본이 대거 유입되기 시작하였던 시점이기도 하다. 4, 5년이라는 단기간 동안 급속한 자본의 유입과 인구의 증가로 제주의 사회, 경제, 그리고 삶의 풍경 그 자체를 다양한 형태로 변화시키고 있다.
수적으로는 ‘베이비붐 세대’를 중심으로 하는 내국인 이주자가 많지만 제주에 영주할 수 있는 자격의 중국인 이주자도 1300명 이상에 이른다.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작은 규모의 동이나 면이 새로 만들어지는 셈이다. 이들 이주자는 단기성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제주에 정착하기 위해 이주한 사람들이다. 따라서 넓게는 제주도민의 한 사람으로 다양한 경제활동, 사회활동을 하지만 전통적인 제주 토박이들과는 다른 경제활동과 사회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제주인’이라는 표현보다는 ‘신제주인’으로 통칭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
‘신제주인’으로서 내국인 이주자들이 제주 사회에 정착하는 유형은 크게 세가지다. 기존 마을 안 유휴주택을 매입해 생활공간과 작업공간으로 개조해 정착하거나, 기존 마을에 인접한 토지를 개인 혹은 몇 명이 집단적으로 매입해 주거지를 새롭게 조성하기도 한다. 그리고 해안가 혹은 경관이 좋은 지역의 토지를 매입해 상업공간으로 신축하면서 제주 해안의 경관과 부동산 가격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중국 자본의 유입과 중국인 이주자는 부동산 가격의 영향, 대규모 개발의 부작용에 대한 논의를 유발시킨 계기가 되고 있다. 특히 우려되는 부작용은 토지 문제다. 제주도내 중국인이 소유한 토지 면적이 약 900만㎡로 전체 외국인 토지소유 면적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토지 매입이 급등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자이민제의 영향 때문이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도지사가 지정하는 개발지구에서 50만달러 이상에 해당되는 부동산을 매입하면 F2비자(거주권)를 받게 되고 5년이 경과하면 F5(영주권)비자를 받게 되는 제도이다. 이 제도는 근본적으로 부동산을 매개로 한 투자이기 때문에 지역 산업의 구조개혁이나 주민의 고용효과와는 거리가 멀다. 게다가 한 국가의 영주권이 갖는 의미와 50만달러 이상 부동산 투자의 비교가치에 대해서 깊은 고민과 반성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국내 이주자든 부동산 투자이민자든 넓게 보면 이들은 제주의 매력과 자신의 삶을 융합하여 살아가려는 ‘신제주인’으로, 기존의 제주 사람들과는 다른 가치관을 갖고 제주에 정착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생각하고 추구하는 삶의 방식에 따라 제주의 지역성과 삶의 풍경 역시 다소 다른 색깔로 변해 갈 것이다. 실제로 대규모 개발로 상업적 냄새가 짙은 ‘강남 스타일’의 건축풍이 주류를 이루는 변화 속에 아기자기한 카페, 게스트하우스의 문화도 제주에 새롭게 정착하고 있다. 이종문화(異種文化)가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우려와 걱정, 갈등의 문제도 상존한다.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변화들로, 제주 사회는 과도기적인 시점에 놓여 있다. 제주의 도시건축 역시 양적 성장과 함께 질적 변화의 과도기에 직면해 있다.
물류와 자본, 사람의 자유로운 이동을 전제로 하는 제주국제자유도시의 흐름 속에 ‘신제주인’은 향후 지속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가격의 안정, 환경보전과 경관관리, 삶의 질을 높이는 도시와 건축 환경 조성, 지역 주민과 이주민 간의 갈등구조 해결 등 직면해 있는 문제를 풀기 위해 제주 사회의 장기적인 미래발전 목표와 전략의 틀을 짜야 한다. 그 속에서 제주의 도시건축이 추구해야 할 방향도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
김태일 제주대 건축학부 교수
김태일 제주대 건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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