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만국가정원에 조성하는 순천로컬푸드 1호 점 조감도. 순천시 제공
전남 순천에 소비자가 주도하는 로컬푸드가 뜬다.
순천시는 3일 “시민 1089명이 출자한 7억2600만원과 시 출연금 4억원을 합친 종잣돈 11억여원으로 순천로컬푸드㈜를 설립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는 이달 안에 창립총회를 열고, 3월까지 농업회사법인 설립등기를 마친 뒤 4월20일 순천로컬푸드㈜ 순천만국가정원점을 연다. 면적 333㎡ 규모의 로컬푸드 직매장엔 로컬푸드 레스토랑도 운영된다. 이를 위해 상추·배추·딸기 따위 신선식품과 간장·된장·과즙 따위 가공식품을 연중 내놓을 수 있는 생산자 400여명을 확보하고, 적절한 공급 시기와 안전성 검사 절차 등을 점검하고 있다.
읍면동별로 추진한 시민주주 모집에는 시민 1060명, 법인 27곳, 단체 2곳이 동참했다. 100만원 이하 소액을 출자한 시민이 전체의 88%인 955명이었다. 부문별로는 67%가 소비자, 33%가 생산자로 소비자의 비중이 더 높았다. 이는 생산자 중심으로 운영되는 농협이나 시·군의 로컬푸드와 구별되는 점이다.
도농복합지역인 순천은 기후와 토질이 좋아 다양한 품목의 농축산물이 풍부하고, 여수·광양산단의 배후지대 탓에 안전한 먹을거리를 찾는 욕구가 크기 때문에 로컬푸드 운동의 적지로 꼽히고 있다. 이런 조건을 살리기 위해 시는 지난 2년 동안 로컬푸드 육성지원조례와 로컬푸드 법인설립조례를 제정하고, 유통 단계를 줄이는 로컬푸드 직거래 장터를 58차례 여는 등 준비를 해왔다.
법인 설립 이후에는 한 해 500만명이 찾는 순천만정원에 1호점을 열고, 내년에 2호점, 2018년에 3호점을 개장하기로 했다. 또 로컬푸드의 우수성을 알리는 시민학교를 열고, 로컬푸드의 품질을 검증하는 감시기구도 구성할 방침이다. 시는 3년 뒤인 2018년에 흑자로 전환해 배당을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방수진 시 농업정책과 로컬푸드담당은 “당일 생산 당일 소비를 하는 방식으로 지역의 소농도 살리고 주민의 밥상도 살리겠다. 지역민과 관광객에게 친환경 먹을거리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체계를 갖춰 생태수도 순천의 진면목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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