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옷 벗기고 때리다 지치면 휴식”…부천 여중생 끔찍한 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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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딸을 때려 숨지게 하고 주검을 방치한 경기도 부천시 목사 부부의 잔혹한 범행 전모가 경찰 수사결과 알려졌다. 이들은 딸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옷을 벗기고, 때리다 지쳐 쉬기도 했으며, 밥의 양을 줄이는 등 끔찍한 학대를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부천 여중생 학대 사망 사건’을 수사해온 부천소사경찰서는 12일 종합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피해자 (당시 13살)는 아버지인 목사 이아무개(47)씨와 계모 백아무개(40)씨로부터 7시간 동안 감금된 채 무자비한 폭행을 당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 부부의 잔혹한 폭행은 딸이 숨지기 6일 전인 지난해 3월11일부터 시작됐다. 이씨 부부는 딸이 교회 헌금을 훔친 것으로 의심해 3시간 동안 때려 허벅지가 말 근육처럼 크게 부어오르게 하고, 종아리 등에 심한 멍 자국을 냈다.

또 숨진 딸이 폭행을 당하는 과정에서 발작 증세를 보이며 쓰러지는 등 신체적·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였지만 이들 부부의 폭행은 같은 달 14일과 17일에도 딸이 실신할 정도까지 계속됐다.

특히 지난해 3월17일에는 오전 5시30분부터 낮 12시30분까지 무려 7시간 동안 치명적인 구타가 자행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은 딸을 집에 가두고 나무막대가 부러질 정도로 손바닥, 종아리, 허벅지 등 특정부위를 한번에 50∼70대씩 반복해서 때렸다. 또 이들은 고통을 견디다 못해 도망가려는 딸의 옷을 벗겨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한 상태로 계속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부부는 경찰조사에서 “당시 때리다가 지쳐서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또한, 계모의 여동생(39)도 자신의 집에서 생활하던 피해 여중생을 2014년 4월 중순부터 지난해 3월까지 “거짓말을 한다. 청소를 하지 않는다. 도벽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계모와 함께 회초리로 손바닥을 때리는 등 3차례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여중생은 아버지가 재혼한 이후 초등학교 4학년 때인 2012년부터 부모와 떨어져 살며 부천에 있는 계모의 여동생 집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녔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 부부는 2014년 8월에 피해자가 ‘식탐이 많다’는 이유로 한 달간 밥의 양을 줄이고 김치 반찬만 주는 등 학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들의 진술과 휴대전화 통화내역, 문자 발신내역 등을 종합한 결과, 이씨 부부는 실신할 정도로 맞아 고통을 호소하는 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방치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이씨 부부에게 살인 및 사체유기, 계모의 여동생에게 아동복지법 위반혐의를 적용해 검찰로 송치했다.

부천/김기성 기자 [e-mail]·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