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일 입학식을 앞두고 경기 안산 단원고 재학생 학부모들이 4·16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스스로 추모교실을 정리해줄 것을 요구했다.
단원고 학부모협의회는 26일 4·16가족협의회에 보낸‘유가족들에게 드리는 글’에서 “3월 2일 단원고에는 새로운 꿈을 갖고 고교에 첫발을 내딛는 신입생과 재학생이 있다”며 “하루 속히 (유가족들이) 스스로 추모교실을 정리해달라”고 말했다.
학부모 협의회는 “우리는 (세월호를)잊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단원고 학생들에게)타 학교 학생들과 동등한 학습권을 주기 위함”이라며 “부푼 꿈을 안고 새롭게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행복한 학습공간을, 재학생들에게는 새로운 면학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전했다.
단원고 학부모협의회는 이 글에서 “정부를 상대로 외로운 싸움을 하고 많은 시간을 견뎌오신 유가족 슬픔에 공감하며 가슴 아파하고 있다. 그동안 재학생 학부모와 유가족으로 나뉘어 서로의 아픔을 보듬지 못하고 지내온 시간들이 후회스럽고 마음 아프다”며 사과의 뜻도 함께 전했다.
단원고 추억교실(세월호 당시 2학년 학생들이 쓰던 교실 10개와 교무실)의 존치 여부를 놓고 재학생 학부모들과 유가족들의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오는 29일 추교영 단원고 교장이 교실 문제에 대해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단원고는 다음달 1일까지 추억교실의 존치문제의 미해결과 신입생 배정 등에 따른 부족한 교실난을 해결하기 위해 교장실을 컨테이너로 옮기는 등 공간재배치 공사를 끝낼 예정이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