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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서울면적보다 9배 큰데 국회의원 1명?

등록 2016-02-29 20:44

강원 ‘공룡 선거구’ 분통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
횡성·태백·영월·평창·정선
시·군 5곳 합해 한 선거구

충북선 괴산·보은·옥천·영동 합쳐
중부권-남부권 묶은 ‘기형 선거구’

인구에 매몰 “농촌 고려 안한 획정”
강원지역은 선거구획정위원회의 선거구 획정안에 따라 시·군 5곳을 더해야 겨우 국회의원 1명을 뽑을 수 있는 선거구가 2곳 생기게 됐다. 면적은 서울보다 8~9배 넓은 이곳은 덩치만 큰 ‘공룡 선거구’로 불린다. 이들 ‘공룡 지역’에 사는 주민들은 민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것이라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선거구 획정안을 보면, 강원은 인구 하한(14만명)에 미달하는 홍천·횡성 선거구가 공중분해하면서 홍천은 철원·화천·양구·인제 선거구에, 횡성은 태백·영월·평창·정선에 붙는다.

시·군 자치단체 다섯 곳에 국회의원 한 명을 둔 전국 초유의 선거구다.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 선거구 면적은 5970㎢로 국회의원 49명을 뽑는 서울(605㎢)의 9.86배다.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 선거구(5112㎢)도 서울의 8.44배다. 전명준 홍천군번영회장은 “철원 동송읍사무소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뒤 홍천 내면사무소까지 자동차로 이동하는 데만 3시간30분이 넘게 걸린다. 국회의원이 신이 아닌 이상 지역 주민 가까이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대신하기엔 너무나 면적이 넓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 정서·생활을 무시한 선거구 획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철원·화천·양구·인제 선거구는 접경지역, 태백·영월·평창·정선은 폐광지역이란 특색으로 묶인 곳이다. 하지만 홍천과 횡성은 접경지역도, 폐광지역도 아니다.

차주영 정선군의장은 “인구라는 편협한 기준에 따라 너무 인위적으로 선거구를 잘랐다. 면적도 넓어져서 국회의원 한 명이 관리하기 불가능하다. 폐광지역 특유의 정서나 정책이 있는데 걱정이다. 편입된 지역이 소외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농어촌 인구가 계속 줄어드는 현실을 고려할 때 다음 총선 때는 영동·영서가 묶이는 기형적인 선거구가 탄생할 우려도 크다.

속초·고성·양양은 지난해 10월 말 기준 인구 14만74명으로 가까스로 살아남았지만 다음 선거에선 인구 하한을 맞추려고 선거구가 백두대간(대관령)을 넘을 수도 있다. 진장철 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거구 조정으로 수도권 의석수는 늘어난 반면 강원도 등 농어촌 의석수가 줄었다. 수도권 의석수가 늘어난 만큼 수도권 규제완화 반대 등 비수도권의 이해관계를 반영할 힘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충북에선 중부권으로 분류됐던 괴산군이 남부권 보은·옥천·영동 선거구와 합쳐지는 선거구 획정안이 나오자 역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괴산 출신 임회무 충북도의원은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것이 부끄럽다. 괴산에선 총선 거부 움직임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치권은 책임공방 민낯을 드러냈다.

음성·진천·괴산·증평 선거구 경대수(58·새누리당) 의원과 보은·옥천·영동 선거구 박덕흠(63·새누리당) 의원은 29일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농촌의 지역 대표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수도권 중심의 선거구다. 농촌 지역구가 풍비박산 난 이유는 야당 지도부의 기득권 지키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도 성명을 내어 “아전인수요, 적반하장이다. 선거구 획정 논란은 새누리당 정우택(청주 상당) 의원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내면서 시작됐다. 게다가 경 의원은 정치개혁특위 위원으로서 고향 괴산조차 지키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박수혁 오윤주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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