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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책 읽고 시민 소통”…‘한 책 한 도시’ 운동 확산

등록 2016-03-02 21:14수정 2016-03-02 21:14

책 한권을 정해 시민들 돌려 읽고
토론을 통해 책 내용·정보 등 공유
충남 서산·강원 원주 등서 시작해
독후감 쓰기·북콘서트 등도 활발
청주 ‘시민 독서 토론’ 모범 꼽혀
5번째 ‘책 읽는 청주’ 선정도서 한상숙의 <당신의 손>을 읽은 시민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책 읽는 청주’ 누리집
5번째 ‘책 읽는 청주’ 선정도서 한상숙의 <당신의 손>을 읽은 시민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책 읽는 청주’ 누리집
책으로 시민을 한데 묶으려는 ‘한 책 한 도시’가 늘고 있다. ‘한 책 한 도시’는 1998년 미국 시애틀 공공도서관이 시작한 ‘원북 원시티’ 운동에서 따왔다. 책 한 권을 정해 시민들이 돌려 읽고, 토론을 통해 책 내용과 정보 등을 공유하는 것이다.

충남 서산은 2003년 서산시립도서관이 주축이 돼 ‘한 책 한 도시’ 운동을 시작했다. 시민 추천을 받아 도서관운영위원회가 올해의 책을 선정하면 400권을 구입해 도서관 등에 비치하고 시민들이 책을 돌려 본다. 독서토론회, 작가 초청 강연회, 독후감 쓰기 등도 이어진다.

강원 원주는 2004년 사회단체인 원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중심이 돼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을 시작했다. 이듬해 원주시와 원주시립도서관, 원주교육지원청, 원주교육문화관, <원주투데이> 등이 모여 ‘원주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본부’를 결성했다. 첫해 최성현 작가의 <좁쌀 한 알> 등 지난해까지 12권을 나눠 읽었으며, 올해는 진형민 작가의 <소리질러 운동장>을 함께 읽어나갈 참이다. 작가와 함께하는 북콘서트, 글쓰기 대회 등도 함께 하고 있다. 제현수 원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은 “시민 모두가 책 한 권을 함께 읽고 소통·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다양한 지역문제를 풀어가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2006년 9월 ‘한 책 한 도시’ 운동을 시작한 충북 청주는 이웃 충주가 올해 따라 할 정도로 모범으로 꼽힌다. 책 선정, 토론을 통한 공유, 독서·토론 공간 확장 등이 활발하다. 우선 시민참여형 책 선정이 재미있다. 여느 방송의 ‘오디션 프로그램’ 못지않은 재미와 감동까지 자아내고 있다. 시민들이 ‘책 읽는 청주’(onebook.cjcil.com) 누리집 여론조사를 통해 함께 읽고 싶은 책 50~70권을 추천하면 책 읽는 청주 추진위원회(위원장 임승빈 청주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가동된다. 교수·시인·언론인·문학평론가·도서관장 등 14명(남녀 각 7명)의 위원이 난상토론을 거쳐 5권으로 압축한다. 이들 책 5권의 대표 추천인들이 <청주방송> 라디오 프로그램 ‘배틀북스’에 직접 출연해 선정 이유 등을 시청자에게 유세하면 청취자 투표, ‘책 읽는 청주’ 누리집 여론조사 등을 거쳐 3권으로 압축하고 이를 다시 추진위원회가 토론·투표 등을 거쳐 최종 선정한다. 올해 이런 과정을 거쳐 건축가 승효상씨가 쓴 <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가 16번째 함께 읽을 책으로 뽑혔다. 첫해 이미륵 작가의 <압록강은 흐른다>에서 시작해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한비야) <아프니까 청춘이다>(김난도) <두근두근 내 인생>(김애란) <엄마를 부탁해>(신경숙) 등 베스트셀러도 선정됐지만 2013년 <간송 전형필>(이충렬), 지난해 <시간을 파는 상점>(김선영) 등 조금 덜 알려졌다가 유명세를 탄 책,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조세희) 등도 선택을 받았다. 이주화 청주시립도서관 주무관은 “시민 공통의 관심사,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책, 종교 등에 치우치지 않은 좋은 책을 고르는 데 시민들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애초 ‘책 한 권으로 하나 되는 청주’를 내세웠지만 지금은 하나로 통일되는 것보다 다른 것을 인정하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다. 시는 상하반기 두 차례 선정된 책 1500권 안팎을 구입해 청주시립도서관 등 도서관 10곳 등을 통해 개인·단체 등 신청자에게 나눠주는 일만 한다. 책을 읽은 뒤 토론하고 공유하는 모든 과정은 시민들의 몫이다. 청주엔 이들 선정 책을 함께 보는 북카페 10곳이 등장했으며, 삼삼오오 북클럽을 통해 토론으로 책을 공유하고 있다.

임승빈 ‘책 읽는 청주’ 추진위원장은 “책 읽는 청주의 압권은 시민들이 벌이는 독서토론이다. 진위·가치 등을 논쟁하기보다 책을 읽고 서로의 감동·생각 등을 이해하고 공유하는 보이지 않는 힘이 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예린 박수혁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책 읽는 청주’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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