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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 장충동 ‘한옥호텔’ 건립안, 이번엔 가결

등록 2016-03-03 11:43수정 2016-03-03 14:06

4차례 보류·반려 이유 뚜렷이 해소 안돼 적정성 논란
호텔신라, 타호텔 부대시설 비율 예로 들며 “계획 문제 없다”
익명 요구한 교수, “‘경제민주화’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과”
삼성그룹 계열사인 ㈜호텔신라가 서울 장충동에 한옥호텔과 면세점을 새로 짓기 위한 도시계획 규제완화안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 심의를 통과했다. 호텔신라는 자연경관지구에 호텔을 짓고 건폐율도 40%까지 완화할 수 있는 특혜를 얻게 됐다.

직전 도계위에서의 주요 보류 이유 중 하나인 면세점 규모에 대한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임에도, 이번엔 가결이 돼 시 도계위 운영의 적정성 논란으로 번지게 됐다.

서울시는 2일 오후 열린 도계위에서 호텔신라가 심의를 요청한 중구 장충동2가 202번지 외 19필지의 자연경관지구 내 건축제한(용도·건폐율) 완화 안건에 대해 최종 가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호텔신라는 기존 호텔 본관 건물에 더해 장충체육관 남쪽 지상 주차장과 기존 면세점 터에 지상 3층 91실 규모의 한옥호텔과 새 부대시설을 지을 수 있게 됐다.

도시계획에 따라 원래 자연경관지구에서는 숙박시설이 들어올 수 없고, 건폐율도 30% 제한을 받는다. 이에 호텔신라는 공공성이 있는 한옥호텔을 짓겠다며 규제완화를 요청해 심의가 진행됐다. 한옥호텔은 시민들에게 아름다운 경관을 제공하는 한편 상징적 효과도 있어 공공성 있는 호텔이란 것이다.

하지만 호텔신라가 제출한 심의안건을 보면, 면세점이 포함된 부대시설의 비율이 이전보다 커진다. 기존의 호텔과 면세점 비율은 47.6% 대 52.4%였다면, 이번 규제완화를 통해 한옥호텔과 새 면세점이 들어서면 그 비율은 42.5% 대 57.5%가 된다. 면세점 규모가 늘어난다는 뜻이다.

지난 1월 심의 때는 이런 점이 문제가 됐다. 한옥호텔을 짓겠다고 해 규제완화 논의를 하는 것인데, 오히려 면세점 규모만 키우게 돼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번 심의에서는 이런 논란이 해결되지 않았다. 호텔신라 쪽이 타호텔의 부대시설 비율을 예로 들며 이 계획이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고, 위원회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부채납의 규모가 늘었고, 교통유발을 줄일 수 있는 교통계획이 마련되는 등 종합적으로 지난번보다 개선됐다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번에 도계위의 동의를 끌어낸 핵심이 ‘공공성’이라고 밝혔다. 기존에 제시한 땅(4000㎡) 기부채납, 지하주차장 건립, 공원 조성 외에도 도성탐방로 야간조명과 폐회로텔레비전(CCTV) 설치, 대형버스 18대 규모의 지하주차장 조성계획도 추가했다. 한옥호텔과 한양도성의 거리는 29.9m로 이전보다 늘어났다.

시는 면세점이 대규모 교통유발 시설이라는 점에서 적절한 교통계획을 통해 면세점 규모 논란을 잠재웠다고 하면서, 또 다른 대규모 교통유발 시설인 대형버스 지하주차장을 기부채납으로 받는 모순된 일을 벌였다.

아울러 기부채납 등의 각종 부가적인 대안들은 사실상 규제완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물일 뿐이라는 지적이 많다. 심지어 이 호텔 부지에 공공보행로나 공원 등을 공공에 기부채납 하더라도 가장 큰 혜택은 호텔 쪽에서 얻을 수밖에 없다.

반면, 면세점은 교통유발 효과만 크고, 도시에 다른 긍정적 효과는 주지 않는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관광객들이 대형 관광버스 타고 면세점 들어가서 돈 쓰고 다시 버스 타고 나가면, 대기업은 배부르고 지역 주민들은 교통문제로 불편하기만 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시가 강조하는 ‘경제민주화’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도계위의 한 위원은 “위원회에서 이 사안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제시하던 위원들이 빠지면서 이런 결론이 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위원회 전체 명단은 공개하지만, 참석자가 누구였는지는 비공개로 일관하고 있다. 서울시 내부에서도 “꽤 보류해왔으니, 이번엔 해줘야 하지 않느냐”는 기류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충동 한옥호텔 건축안은 2011년 처음 제출된 이래 두 차례 반려, 두 차례 보류된 끝에 통과됐다. 2012년 7월과 2015년 3월에는 도시계획위원회 상정 전 반려됐고 2013년 7월과 올해 1월에는 보류됐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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