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 사로잡혀 이같은 사례 죄송
대구 인적자원 참작해 최종결론”
대구 인적자원 참작해 최종결론”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대구를 찾아 ‘현역 의원 하위 20% 컷오프(공천 배제)’에 포함된 홍의락 의원의 구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대표는 이날 더민주 대구시당을 방문해 “제가 공천 과정에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보고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리려고 생각하고 있다”며 “대구는 사람(후보)을 내보낼 인적 자원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를 참작해서 최종적으로 판단할 테니 염려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명분에 사로잡혀 이와 같은 사례를 남기게 돼 매우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홍 의원은 야당의 취약지역인 대구의 대표성을 감안해 지난 19대 총선 때 비례대표 공천을 받았고, 지난 4년 동안 대구(북을) 출마를 준비해왔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홍 의원은 동료 의원 9명과 함께 공천 배제 대상에 들어 출마가 불가능해졌다. 당 안팎에선 ‘험지 출마자’에 대한 정무적 판단이 전혀 없다며 컷오프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함께 대구에서 출마하는 김부겸 전 의원(수성갑)은 당이 결정을 철회하지 않으면 ‘중대결심’을 할 수 있다고 압박했고 홍 의원 본인은 탈당 뜻을 밝혔다. 더민주는 아직 홍 의원의 탈당계를 처리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이날 홍 의원을 어떻게 구제할지 구체적인 방법은 밝히지 않았다. 더민주는 지난달 29일 당무위원회를 열어 선거와 관련한 당헌·당규의 유권해석, 당규의 개정·폐지 등을 김종인 지도부에 위임하기로 의결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이와 관련해 “내가 그런(컷오프 구제) 문제를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을 지난 당무위에서 받았기 때문에 공천 과정에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홍 의원을 전략공천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날 김 대표와 홍 의원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오전 대구시당 사무실에 열린 간담회엔 김 대표를 비롯해 김부겸 후보와 정기철(수성을), 김동열(중남) 후보, 조기석 대구시당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홍 의원의 자리엔 ‘북구을 홍의락 예비후보’라고 적힌 명패만 덜렁 놓였다. 더민주의 한 당직자는 “7일엔 당 대표 비서실에서, 8일엔 대구시당에서 홍 의원에게 간담회 참석을 요청했지만 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중앙당이나 대구시당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초청받은 적이 없다. 더민주 후보 자격을 박탈해놓고 지금 와서 ‘예비후보 홍의락’이라는 명패를 놔두면 나보고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대구/김일우, 이유주현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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