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식전행사에서 노래공연 빼
“알아서 정부의 눈치 보나” 비판
“알아서 정부의 눈치 보나” 비판
2014년부터 4월3일이 ‘4·3희생자추념일’로 지정돼 4·3위령제가 국가추념일로 격상됐지만, 오히려 제주도의 정부 눈치보기는 심해졌다.
제주도는 올해 4·3희생자추념일 식전행사 때 노래 공연을 하지 않고 진혼무 공연 등으로 대신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도는 7일 오후 열린 제주4·3실무위원회 소위원회에 식전행사에 노래 공연 대신 진혼무 공연 등을 내용으로 하는 4·3추념식 세부계획을 논의 안건으로 올려 노래 공연을 하지 않기로 했다. 노래 공연 대신 무용을 포함시킨 것은 2014년 4월3일이 희생자추념일로 지정된 이후 노래 공연을 두고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4·3추념식 때 식전행사로 4·3 상징 노래인 ‘잠들지 않는 남도’와 ‘애기 동백꽃의 노래’를 포함해 5곡을 부르기로 결정했으나, 정작 추념식 당일 식전행사에서는 이들 2곡이 제외되고 ‘비목’과 ‘그리운 마음’ 등 2곡이 추가된 바 있다. ‘잠들지 않는 남도’는 가수 안치환이 4·3운동이 탄압받던 시절에 만든 노래이고, ‘애기 동백꽃의 노래’는 제주의 민중가수 최상돈이 만든 4·3 노래다. 당시 제주도는 “행정자치부가 노래가 대중적이지 못하다는 이유로 노래를 바꾸라고 해서 바꿨다”고 해명한 바 있다.
도 관계자는 “지난해 추념식 때 노래와 관련해 논란이 있어서, 올해는 진혼무 공연과 합창단이 1~2곡 정도 부르는 것으로 식전행사를 치르자는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4·3단체 관계자는 “식전행사는 정부가 주관하는 위령제와는 별도로 진행되는데도 제주도가 미리 알아서 4·3 노래를 제외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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