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기억교실’ 4월16일까지 존치키로

유가족·재학생 학부모 등 잠정합의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에 임시 이전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학생들이 쓰던 경기 안산 단원고 ‘기억교실’이 참사 2주기인 4월16일까지만 존치되고, 이후 별도의 추모 공간이 마련될 때까지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으로 옮겨질 전망이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중재로 8일 안산교육지원청에서 열린 단원고 교실 관련 제3차 협의회에서 4·16가족협의회 대표와 단원고 재학생 학부모, 단원고와 경기도교육청은 이렇게 잠정 합의했다. 그러나 이날 합의에 대해 오는 15일로 예정된 차기 회의 때까지 4·16가족협의회와 단원고 재학생 학부모들의 추인을 받기로 해, 최종 합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날 ‘단원고 존치 교실 관련 협의회 제안문’을 통해 세월호 유가족과 단원고 재학생 학부모 등이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들이 사용하던 책걸상을 비롯한 기억물품 등은 세월호 2주기를 맞아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으로 옮기고, 가칭 4·16 민주시민교육원 건립 때까지 보존해 전시·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4·16가족협의회와 재학생 학부모 등은 또 ‘4·16 교육체제’를 구축해 교육을 바꾸고 단원고를 혁신학교로 만드는 한편 학교 발전을 위해 4·16가족협의회와 재학생 학부모가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특별검사제가 시행되도록 힘을 모으기로 합의했다.

이날 종교계의 중재로 이뤄진 양쪽의 합의는 단원고 기억교실의 존치와 관련해 처음 나온 합의다. 그동안 단원고 재학생 학부모들은 정상적 교육 환경 회복을 위해 기억교실의 이전을 요구한 반면, 4·16가족협의회는 단원고에서 4·16 교육체제의 시작을 보여달라며 존치를 요구해왔다.

양쪽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재학생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국내 7대 종단이 참여하는 공식기구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가 중재에 나서 4차례 회의를 연 끝에 이날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안산/홍용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