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11시 평택시 통복동 농협중앙회 엔에이치농협은행 평택시지부 앞에서 열린 침묵시위. 사진 동평택지점 설치 반대 대책위 제공
3300명이 출자해 세운 지역 은행
농협은행 입점하면 생존권 위협
농민들, 평택 농협은행앞 침묵시위
농협은행 입점하면 생존권 위협
농민들, 평택 농협은행앞 침묵시위
농협중앙회가 지역 농협은행과 불과 400여m 떨어진 지점에 은행 점포 설립을 추진하자, 농민 3천여명이 ‘농협중앙회의 갑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경기도 평택농협 소사벌지점 산하 ‘엔에이치(NH)농협은행 동평택지점 설치 반대 대책위원회’ 농민들은 10일 오전 11시 평택시 통복동 농협중앙회 엔에이치농협은행 평택시지부 앞에서 침묵시위를 벌였다. 이들의 반발은 지난 4일 농협중앙회가 평택농협 소사벌지점에서 약 420m 떨어진 곳에 엔에이치농협은행 동평택지점 설치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평택농협 소사벌지점은 농협중앙회가 지분을 소유한 엔에이치농협은행(제1금융권)과 달리 3300여명의 지역 농민들이 출자해 세운 은행(제2금융권)이다. 농민들은 농협중앙회 엔에이치농협은행이 입점하면 사실상 지역 농민들이 세운 평택농협 소사벌지점은 생존권 자체를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농민들은 또 도농복합시라는 평택시 사정은 외면한 채 대도시로 분류해 점포 간 이격거리를 400m로 규정한 것도 문제가 있다고 했다. 농협중앙회는 지난해 신용점포 설치 시 거리 기준을 대도시는 400m, 중소도시는 500m, 기타 지역은 500m로 바꿨고 평택시는 대도시로 적용을 받는다.
엔에이치농협은행 쪽은 “동평택지점 설치는 2012년 소사벌 신도시 택지개발 시점부터 논의된 것으로 평택농협은 시내에 7개의 점포를 운영하지만, 농협은행은 시지부 1곳만 있다 보니 시민 불편이 제기돼 동평택지점 설치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농민들은 농협은행이 사실을 왜곡해 지점 개설을 강행하려 한다고 보고 있다. 대책위 이상규 집행위원장은 “농협중앙회가 지역 농민들의 은행 옆에 은행을 세우는 것은 동네 영세 점포에 대기업 마트를 세우는 것과 같다. 특히 농협은행은 출장소 등 평택에만 11개 점포를 운영하는데도 1개뿐이라고 사실을 왜곡하는가 하면 사전 협의나 통보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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