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시장님, 충성” 공무원 단체카톡방이 단체충성방?

등록 2016-03-15 00:46수정 2016-03-15 02:42

도 정보공유 위해 개설했지만
전시행정용·하위직 족쇄로 변질
전공노 “밤낮없는 알림음 고통”
“지사님께 잘 말씀드려주세요. 우리 공무원들 그리고 지킴이 하시는 부녀회들 노력을요.”(시 고위직)

“시장님, 충성”(도 국장)

“현장 담당자 해보시고 (쓰레기) 수거가 안 되느니 이야기하세요. 아니면 전량 수거하면 처리할 방안이라도 마련해주시든지요.”(하위직)

공무원들의 신속한 업무 처리와 정보공유 등을 위해 만든 단체 카톡방(사진)이 하위직 공무원들에게는 족쇄가 되고, 고위직에게는 전시행정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 일부 공무원들은 하루에도 수백건의 ‘카톡’ 알림음이 밤낮으로 울린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제주지역본부(본부장 강문상)는 14일 성명을 내어 ‘단체 카톡방’이 소모적인 전시행정 공간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제주도는 쓰레기 분리수거함 ‘클린하우스’ 정비를 도정시책으로 추진하기로 하고 지난달 28일 제주시 읍·면·동 담당자 등 213명을 대상으로 단체 카톡방 ‘클린클린클린’을 만들었다. 서귀포시도 읍·면·동 직원 등 102명으로 ‘일사천리클린’을 개설했다.

전공노는 “클린하우스를 정비하는 일상적 업무를 카톡방으로 보고하도록 했는데, 정보공유라는 본래의 목적은 없어지고, 소모적인 보여주기식 행정의 공간으로 변질되고 있다. 행정시 고위 공무원들은 물론 도청 직원들까지 가세해 시도 때도 없이 현장 사진을 올리거나 지적을 하면서 동료가 동료를 고발하는 공간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공노는 “밤낮으로 울려대는 카톡 소리가 하루에 850건을 넘고 있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으나 (알림음을) 끌 수도 없다. 자기 담당 구역이 아닌지 카톡 소리가 울릴 때마다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공노가 이날 공개한 카톡 대화 내용을 보면, ‘화장실 방처럼 본 방을 사수하라’는 등 채찍성 발언, ‘시장님도 이 시간까지 현장에서 함께하고 있다’ ‘특보님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등 아부성 발언 등이 담겨 있다.

일부 읍·면·동 직원들은 “미화원은 일요일에 돌아가면서 대체휴무 하고 있다. 지적보다는 근무여건 개선이 우선인 듯하다. 위에서 매일 점검하고 지적하면 뭐하나”, “평소에 열심히 하고 있다. 꼭 카톡에 올려야 하나” 등 불만의 소리도 올리고 있다.

한 공무원은 “카톡 대화를 통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쓰레기가 신속하게 처리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일부 공무원들의 전시성·아부성 발언으로 카톡방 개설 취지가 흐려지고 있다. 읍·면·동별로 카톡방을 나누거나 이용 시간 등을 정하도록 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