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률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자신의 아버지 회사 취업을 미끼로 대학 동기생을 일삼아 때리고 노예처럼 부리며 학대한 대학생이 구속기소 됐다.
의정부지검 형사3부(부장 권광현)는 16일 강제추행상해, 상습특수상해 등 6개 혐의로 충청지역 대학에 다니는 ㅈ(23)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ㅈ은 지난해 1월 대전시내 자신의 자취방에서 대학 동기생(24)의 무릎을 꿇리고 유리병으로 때리는 등 1년 동안 20여 차례에 걸쳐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같은 해 3월 자신의 베엠베(BMW) 승용차 안에서 피해자의 성기를 꼬집는 등 6차례에 걸쳐 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ㅈ은 대학 동기생인 피해자에게 “졸업 후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아버지의 사업장에 취직시켜주겠다”며 재력을 과시하고, 이를 미끼로 피해자를 노예처럼 부린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피해자는 방학기간 ㅈ의 아버지 사업장에서 아르바이트하며 한 달에 150만원가량을 받았는데, 가정형편이 좋지 않고 졸업후 취업도 불투명한 피해자는 ㅈ의 말을 그대로 믿었고 1년 동안 끔찍한 일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ㅈ은 피해자를 재우지 않고 자신의 게임 등급을 높이라고 강요했고, 졸면 소금과 후춧가루를 탄 물까지 먹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은 피해자의 걸음걸이가 어색하고 얼굴과 손이 부은 것을 수상히 여긴 한 교수가 치료를 권유해 알려졌다. 피해자가 ㅈ을 의정부지검에 고소해 수사가 시작됐다. 수사 초기 범행 장소가 자취방과 차량 등 모두 사적인 공간이어서 목격자가 없는데다, ㅈ이 범행을 전혀 인정하지 않아 진실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검찰은 거짓말탐지, 심리검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수사를 진행해 ㅈ의 혐의를 찾아냈다.
검찰은 “피해자가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인데다, 심리적으로 종속관계에 있어 ㅈ에게 당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의 휴대전화 통화내용과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분석해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 있는 증거를 확보해, ㅈ씨를 강제추행상해 등 6개 혐의로 기소했다. 의정부/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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