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신원창 씨 실종 전단지. 연합뉴스
실종 당시 입고 있던 예비군복 차림에 목 맨 상태
예비군 훈련을 마친 뒤 실종된 20대 회사원이 일주일 만에 지하철 역 근처 상가 건물 지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주검은 목을 맨 상태로 발견됐으나, 유족들은 “자살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고 주검의 양손이 묶여져 있어 그의 죽음을 둘러싸고 의문이 커지고 있다.
17일 오후 1시40분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지하철 분당선 오리역 1번 출구 근처 건물 지하실에서 실종됐던 신원창(29)씨가 숨져 있는 것을 이 일대를 수색하던 경찰이 발견됐다. 건물 지하 1층 주차장 저수조 기계실에서 숨진 신씨는 실종 당시 입고 있던 예비군복 차림으로 목을 맨 상태였다. 주검에선 타박상이나 흉기에 찌린 흔적 등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앞서 신씨의 누나(33)는 “지난 10일 예비군 훈련을 받으러 갔던 동생이 갑자기 연락이 끊겼다”며 이튿날인 11일 오후 2시께 경찰에 신고했다. 신씨는 실종 당일 오후 5시45분께 혼자 살던 한 원룸에서 15분 정도 떨어진 한 초등학교 앞 폐회로텔레비전(CCTV)에 자전거를 타고 가는 모습이 마지막으로 찍혔다. 신씨의 휴대전화는 다음날인 11일 오후 4시30분께 주검이 발견된 오리역 인근에서 신호가 끊겼다. 신씨가 발견된 곳은 주민센터에서 직선거리로 1.2㎞, 신씨 집에서 직선거리로 450m가량 떨어진 곳이다.
하지만, 이처럼 발견된 신씨의 죽음은 미스터리에 휩싸였다. 숨진 신씨의 양손이 끈으로 묶여 있었기 때문이다. 자살 기도자 가운데 스스로 양손을 묶고 실행에 옮기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매우 드문 경우여서 경찰도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특히 신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면, △자살을 계획한 성인 남성이 당일 예비군 훈련에 참가한 점 △실종 다음날 친구들과 생일파티를 계획한 점 △배송받을 택배가 있었던 점 등이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다.
실종 직후 신씨 누나(33)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을 통해 “주변인에게 원한을 살만한 성격도 아니다. 갑작스러운 증발이 자의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전혀 없다. 동생을 찾아달라”고 호소하며 범죄 연관성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경찰은 △신씨가 평소 이 건물 8층 폐업한 사우나와 지하주차장 기계실 공간에서 지인들과 간혹 모임을 가진 점 △인근 폐회로텔레비전 녹화영상에서 신씨 혼자 지하실로 들어간 점 등을 들어 자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자살인지 타살인지를 결론을 내린 바 없다. 현장 상황과 주변인 탐문수사, 부검 등을 통해 면밀히 조사해봐야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