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 운영자 뽑힌 의명의료재단
“고용 승계 등 부담 위탁운영 포기”
폐원 9개월째 재개원 불투명해져
시, 4차 공모 검토…노조 “시가 책임을”
“고용 승계 등 부담 위탁운영 포기”
폐원 9개월째 재개원 불투명해져
시, 4차 공모 검토…노조 “시가 책임을”
충북 청주시노인전문병원 위탁운영자로 뽑혔던 대전 의명의료재단이 위탁 포기를 선언했다. 청주시 쪽에선 4차 공모를 검토하고 있지만, 1년 가까이 청주시청 앞에서 병원 정상화를 촉구하고 있는 병원 해고 노동자들은 공공성을 담보한 시 직영을 요구하고 나섰다.
의명의료재단은 17일 청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위탁 공모 당시 생각했던 것보다 초기비용이 더 들 것으로 보이고, 경영상의 어려움이 있을 듯해 위탁운영을 포기하기로 했다. 청주시가 전 병원 노동자들의 고용을 승계해줄 것을 권고한 것도 부담이었으며, 병원 내부 사정도 생겼다”고 밝혔다.
의명 쪽이 위탁운영 포기를 선언하면서 청주시노인병원 재개원은 다시 불투명해졌다. 시가 157억원을 들여 2009년 개원한 청주시노인병원은 지난해 3월 위탁운영하던 ㅅ병원이 재정난을 이유로 운영을 포기한 뒤 같은 해 6월 폐원됐다. 폐원 과정에서 입원환자들은 청주시내 다른 노인병원으로 분산 배치됐으며, 노동자 60명이 해고돼 317일째 청주시청 앞에 천막을 치고 고용 승계와 병원 정상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시는 폐원 직전인 지난해 4월 1차 위탁운영자 공모에 나섰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했고, 6월 2차 공모에서 청주병원을 새 위탁 대상자로 뽑았지만 청주병원은 노동자 고용 승계 등이 어렵다며 위탁 계약을 하지 않았다. 시는 결국 청주시노인병원 관리 조례까지 개정한 끝에 전국 공모를 해 지난해 12월 의명을 새 대상자로 뽑았고, 이달 안 재개원을 기대했지만 물거품이 됐다.
시는 4차 공모를 검토하고 있다. 노인병원을 관리하고 있는 이상섭 청주서원보건소장은 “전 수탁자인 ㅅ병원과 장비 등 인수인계 과정이 원활하지 않았고, 노조원 고용 승계도 부담을 느낀 듯하다. 개인적으론 한 번 더 공모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3차 공모 때 6곳이 응모했던 만큼 후보자가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시 직영이 바람직하다는 태도다. 권옥자 공공운수노조 청주시노인전문병원 분회장은 “의명 쪽이 비용, 고용 승계 등을 이유로 들었지만 실제로는 부도덕한 경영이 드러나면서 도망친 것이다. 애초 운영을 포기한 재단을 포함해 형편없는 재단을 거푸 후보자로 뽑은 시가 1차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이젠 답이 없다. 시가 직영을 통해 공공성이 담보된 시민의 병원으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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